야권, 법 필요성 강조 '與 비난'
진보 정혜경, 사례들며 문제 제기
민주 한민수 "군사정권보다 더해"
야권은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노란봉투법)의 필요성을 노동 사례를 들어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정부여당 쪽에서 앞서 의결한 방송4법·민생회복지원금과 함께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사용을 암시하자, 21번째 거부권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여당의 필리버스터에 대해서도 '용산을 향한 충성경쟁용'이라며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진보당 정혜경 의원은 지난 3일 필리버스터 연사로 나서, 1시간30여분간 이화의료원 환경미화원·국세청콜센터노동자·동탄 롯데백화점 면제점 노동자·LG케어솔루션·쿠팡CLS 등의 사례를 들었다.
이 사례들은 작업현장의 여러 문제를 풀어내려 해도 원청과 하청의 '핑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고스란히 노동자들이 부당한 현실을 떠안고 있다는 문제제기였다.
정 의원은 노란봉투법이 실현되면 "최소한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고 진짜 사장과 교섭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면서 "불법파업조장법이 아니라 노사대화촉진법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법안은 8월 임시회 첫날인 5일 첫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하지만 민생회복지원금·방송4법·노란봉투법 등 지난 7월 회기에서 의결된 법안들도 대통령의 거부권에 가로막힐 것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군사독재정권을 대표하는 박정희 대통령조차 18년 동안 고작 5차례 거부권을 행사했다"면서 "이러니 국민들이 군사독재정권보다 검사독재정권에서 살아가는 게 더 힘들다고 한다"고 비꼬았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휴지조각처럼 남발하는 동안 여당은 필리버스터를 소음공해로 전락시켰다"면서 "22대 국회 내내 시간 때우기, 당번 채우기, 자료 읽기만 반복하면서 세비를 꼬박꼬박 받아 갈 작정인가"라고 비판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