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이후 연일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면서 전력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다음 주가 올 여름 전력 수급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데다, 휴가철을 끝낸 산업 현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전력수요가 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에서 전력수급대책 상황실을 가동하는 등 비상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있어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게 당국측의 설명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등에 따르면 전날 낮 최고기온은 30~35도까지 올랐으며, 오는 15일까지는 낮 최고기온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앞서 지난 4일 낮 한때 여주시의 온도가 40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 특보가 지속됨에 따라 올 여름 최대전력 수요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지난해 여름(93.6GW)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산업부 측은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전날 오후 5시 기준 최대전력 수요가 93.8GW 기록해 역대 여름철 최고 사용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선 최근 아파트 정전 사태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다음 주가 휴가철이 끝나고 막판 무더위가 찾아오는 전력 피크(최대부하) 시기인 만큼 전력 사용 급증에 따른 수급 불안정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전날오후 7시 40분께 포천시 소홀읍 한 아파트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이 정전으로 300여 세대에 전기공급이 끊기며 주민들이 19시간 넘게 무더위 속에서 불편을 겪었다. 같은 날 오후 8시10분께에도 남동구 만수동 한 아파트에서 정전이 일어나 아파트 4개동 300여 세대가 더위와의 사투를 벌였다.
한 시민은 “폭염 경보가 발효되면서 인천과 포천 등 곳곳에서 아파트 정전이 일어나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다음 주에는 본격적인 휴가철도 끝나는 시기여서 전력량이 더 늘어날 텐데 자칫 블랙아웃이 일어나진 않을 지 벌써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전력 당국은 산업계의 휴가 복귀에 따른 전력사용량 증가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올여름 최대 104.2GW의 공급능력을 확보하는 한편 다양한 수급관리 대책을 사전에 준비하고 있다.
실제 최근 장마 후 폭염으로 인한 전력 피크가 예상됨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 최남호 2차관과 한국전력공사, 한국수자원공사, 5개 발전자회사(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전력거래소 관계자들이 모여 전력수급전망을 공유하고 기관별 준비상황을 점검하는 회의를 가졌다. 이들은 기관별 수급대책 점검 및 현안 논의 후 신양재변전소 등을 찾아 설비점검 상황을 살피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국전력 관계자는 “올여름 폭염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에 대비해 국민이 안심하고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전력수급대책 상황실을 운영 중에 있다”면서 “자체 모의훈련 등을 통해 전력수급 비상대응 체계를 확립하고, 전력설비 점검을 조기에 완료하는 등 안정적 전력공급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