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내 산성·지방 방어기전 파괴시 염증
고온다습 환경·잘못된 귀후비기 원인
가렵다고 긁으면 악화… 난청 동반도
"면봉 사용·비눗물 세척 잘못된 습관"


2024080701000064600005361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귀의 외이는 이개(귓바퀴)와 외이도(귓구멍)로 구성돼 있다. 외이도는 귀 입구에서 고막까지 이르는 길로 2.5~3㎝ 길이에 'S'자 모양으로 휘어 있다. 외이는 소리를 모아 고막으로 전달해주는데, 외이도의 염증만으로도 청력 장애가 올 수 있는 이유는 이러한 기능 수행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소리가 잘 전달되기 위해서는 외이도 내면이 막히지 않고 건강하게 유지돼야 한다. 이는 피부의 지속적 탈피 작용과 귀지가 가득 차지 않도록 외이도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피부 탈락물질을 밀어내주는 등의 '자가청소기능'으로 유지된다. 그 외에도 외이도는 pH 6.0~6.5 정도의 산성보호막, 방수효과, 귀지, 풍부한 혈류 등을 방어기전으로 가지고 있다.

귀지는 귀지샘이 있는 외이도 연골부에서 생성되는데 지방 성분이 많아 물기가 스며들지 못하게 한다. 또 산성 성분이라 세균 번식을 억제하고, 살균작용을 하는 라이소자임을 함유한다. 외이도 상피세포도 방수기능과 함께 풍부한 혈관과 림프관이 있어 외이도를 세균으로부터 보호한다. 이러한 기능은 외이도가 소리전달기능을 잘 수행하도록 한다.

외이도의 이러한 방어기전이 파괴되면 바로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외도 내부의 습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면 pH가 중성 또는 알칼리화되며, 이러한 환경에서는 세균이 잘 자란다. 여름철 외이도염이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습도가 높고 더운 환경, 꽉 끼는 이어폰 착용, 오염된 물에서의 수영 등은 외이도염을 유발한다. 하지만 여름철의 외이도염은 대부분 잘못된 귀후비기 습관에서 비롯된다.

외이도염의 가장 흔한 원인균은 녹농균이며, 보통 물 표면에 존재하고 수영장 물에 많이 오염돼 있다. 수영장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염소 소독제 양으로는 웬만해서는 죽지 않고, 30℃ 이상일 때 빠르게 증식한다. 더불어 곰팡이균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외이도염은 가려움증, 통증, 귀가 먹먹해지는 이충만감, 난청 등을 동반한다. 그중에서도 가려움증은 가장 흔한 증상으로, 급성기에 통증을 느끼기 전 특징적으로 나타나 상처가 난 자리를 긁게 하고, 다시 가려움증을 일으켜 피부 외상을 초래한다. 또 염증이 있거나 피부가 심하게 손상되어도 악화될 수 있다. 외이도 바깥쪽의 피부나 연골은 이개와 연결돼 있어 이개를 만져도 심한 통증이 유발된다.

대부분의 외이도염은 적절한 외이도 드레싱과 귀약 등으로 완치할 수 있으며, 물에 오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진통소염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는 "샤워 후 면봉으로 귀 닦아내기, 귀지 파내기, 비눗물로 외이도 세척하기 등 일상에서 무심코 행하는 잘못된 습관을 고치는 것이 여름철 귓병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