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대화방서 실시간 정보 공유
檢, 기소 4명… 수사망 확대 가능성
유명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에 대한 공갈·협박 범행(8월14일 인터넷 보도)으로 온상이 드러난 이른바 '사이버렉카 연합회'의 추가 혐의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이미 기소된 피고인들 외에도 다수 유튜버들이 속한 것으로 알려진 데다, 피해자 및 유튜버들 사이의 고소·고발전까지 이어지고 있어 수사 규모가 확대될지 주목되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2부(부장검사·정현승)·형사5부(부장검사 천대원)는 지난 14일 쯔양 공갈·협박 사건 관련 브리핑에서 유튜버들의 범행을 이른바 '사이버렉카 연합회의 조직적·계획적 범행'이라고 특정했다. 사이버렉카 연합회는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 주작감별사(본명 전국진), 카라큘라(본명 이세욱) 등이 속한 유튜버 모임이다.
이들은 SNS 단체대화방을 통해 쯔양 등 범행 대상을 물색하고 정보를 실시간 공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 유튜버들은 서로 "고소당해봤자 그냥 벌금 나오고 끝난다"거나 "그냥 몇천 시원하게 당기는 게 낫지 않나"라며 독려와 조언을 나눴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유튜버 크로커다일(본명 최일환)의 공갈방조 혐의도 파악돼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에 기소된 4명 외에도 다수 유튜버들이 연합회에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른 조직적 범행이 추가로 드러날지 주목된다. 검찰은 피고인들 외에도 여러 인물이 연합회 단체대화방에 참여하고 있었으나, 쯔양 사건 관련으로 수사에 착수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잠정 판단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연합회 소속으로 추정되는 10명 내외 유튜버 명단이 퍼지기도 했다.
실제 연합회 소속 유튜버들을 대상으로 고소·고발장이 다수 접수된 바 있어 수사망이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지난달 일부 유튜버들과 익명 고발인 등은 쯔양 사건 공론화 이후 '사이버 렉카 피해자'임을 주장하며 고발장과 진정서 등을 검찰·법원에 접수했다. 이 경우 쯔양뿐만 아니라 다른 피해자들을 두고 연합회가 조직적으로 범행을 모의한 정황까지 드러날 수 있다.
다만 검찰은 2차 가해 등의 우려로 수사 착수 및 확대 여부는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크로커다일 혐의는 연합회 단체대화방에서 쯔양 제보가 공유된 이후 구제역과 개인적으로 나눈 연락 내용을 바탕으로 포착됐다"며 "그 밖의 연합회 참여원에 대한 수사 여부는 현 단계에서 밝히기는 곤란한 상황"이라고 했다.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