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지역의 최대 번화가로 꼽히는 인계동 일대가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 호객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이런 행태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당국의 단속은 보여주기식으로 그쳐 오히려 불법행위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지역 상인들에 따르면 수원 인계동 일대 일명 ‘무비 사거리’는 지역 대표 상권으로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20~30대 젊은 층이 주로 찾는 중심 상권으로 불린다.
그러나 1년여 가까이 이곳을 찾는 시민들을 상대로 한 불법 호객행위가 근절되기는커녕 오히려 극성을 부리면서 정상영업하는 상인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침체 여파로 매출이 줄었는데, 호객행위로 인한 부정적인 인식 탓에 시민들의 발길까지 끊기면서 폐업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주말 저녁 무비 사거리 등 유흥가(인계박스) 일대에선 20대로 보이는 남성들이 젊은 여성을 비롯해 남성, 청소년 등을 상대로 호객행위 하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무전기를 쥐고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형님 오늘 물 좋아요.”, “오늘 모텔 가야죠.”, “잘생긴 남자 많다.”, “주류와 안주 무료.” 등을 언급하며 자신들의 업소 쪽으로 끌어당겼다.
과도한 호객행위는 경범죄처벌법상 청객 행위로 적발 시 5만~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또 식품위생법에도 ‘손님을 꾀어서 끌어들이는 행위’는 불법으로, 적발 시 최대 영업정지 3개월 처분이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내려진다.

현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100m밖에 보이지 않는 이 거리에 무전기를 휴대한 삐끼들이 10m 간격으로 서서 지나는 젊은 층뿐 아니라 청소년들의 길을 가로막은 채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며 “여성들이 지나갈 때면 길을 막은 뒤 손목을 잡거나 팔짱을 끼는 등 성추행까지 일삼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지역 대표 상권에 유동인구가 줄어 고사 위기에 처했다”고 하소연했다.
더 큰 문제는 무리한 신체접촉도 모자라 다른 매장(테라스 등)에 있는 여성 손님들에게까지 버젓이 호객행위를 해 피해가 확산하고 있지만, 이를 단속해야 할 경찰은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라는 게 상인들의 불만이다.
또 다른 상인도 “가게에 오는 손님들을 막는 것도 모자라 테라스에 앉아 있는 손님한테도 호객행위를 일삼는다”면서 “상인들이 돌아가며 경찰에 신고를 해봐도 순찰차만 왔다 갈 뿐이지 전혀 나아지질 않고 있다. 불경기로 가뜩이나 어려운데 인계동 일대가 호객행위 많은 지역으로 낙인 찍혀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다. 경찰에서 적극적으로 단속해 호객행위를 근절시켜주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지역 상인 등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호객행위는 불법”이라며 “민원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만큼 강력한 단속을 통해 호객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