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 위협하는 '소성변형'
고온에 도로 포장 밀린 채로 굳어
노면 울퉁불퉁해져 사고 가능성
도내 도로 곳곳서 파손 발견 불구
임시보수 어려워 정비 오랜 시간

연일 지속되는 폭염이 도로 위 온도를 끌어 올리는 가운데, 도로의 아스팔트가 솟아오르고 파이는 '소성변형'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울퉁불퉁해진 도로 위의 경기도내 운전자들이 사고 위협을 느끼는 건 물론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예방할 관계당국의 대책이 요구된다.
20일 도내 지자체 등에 따르면 소성변형 현상은 차량이 지속적으로 가하는 힘에 의해 아스팔트 혼합물에 유동성이 생기며 발생한다. 차량 진행 방향을 따라 아스팔트 포장이 밀려 솟아오르거나 꺼진 상태로 굳는 현상이다. 특히 아스팔트 온도가 높아지는 여름철에 속출하며, 차량 무게가 무거운 버스나 트럭 등의 주행이 많은 도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스팔트 포장에 소성변형이 생기면 도로 노면이 울퉁불퉁해질뿐 아니라 포장된 아스팔트에 균열이 생겨 도로가 파손되고 미끄럼 저항성을 저하시키는 등 안전주행의 위협 요소가 나타난다.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한 것이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찾은 성남시 수진역 부근 버스정류장에는 포장된 아스팔트가 밀려나 있었다. 밀려난 아스팔트 일부는 부서져 잔해가 있었다. 성남시 야탑역 버스정류장(모란 방면)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밀려난 아스팔트가 연석에 붙어 도보 높이까지 올라올 정도였다. 부서진 아스팔트 잔해는 주위에 흩어져 있었다.

오후 2시께 찾은 수원시 영화동의 한 도로에서도 소성변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밀려난 아스팔트와 떨어진 잔해가 도로의 일부를 덮어 노란 실선이 끊어졌고, 커다란 아스팔트 조각도 보였다. 일부 차량들은 이처럼 파이고 훼손된 도로 부분을 피해서 지나다녔다.
여름철 속출하는 아스팔트 소성변형에 운전자들은 안전사고를 우려했다.
수원에서 택시를 운전하는 권모(72)씨는 "운행할 때 솟아오르거나 주저앉은 도로를 못봐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차량에 큰 충격이 가해진다"며 "손님이 차의 천장이나 앞좌석 의자에 부딪혀 다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성남의 한 택시기사 정모(67)씨도 "아스팔트가 밀리고 깨지면 시에서 바로 조치해야 하는데 정비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지자체가 순찰 등을 통해 빠르게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관할 지자체들은 이 같은 위험요소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소성변형은 부분적으로 발생해 짧은 시간에 작업반을 꾸리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했고,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포트홀은 임시보수재로 메워 보수가 가능하지만 소성변형은 아스팔트를 깎아야 해 임시 조치가 어렵다"라며 "구청에서 도로 순찰을 하며 소성변형 지점을 파악하고 보수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