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잇단 싱크홀… 도민들 불안
"지표 레이더 탐사 임시조치 불과"
기간·자원 등 '토목' 문제점 지적
최근 5년 간 전국에서 땅꺼짐(싱크홀) 현상이 가장 많이 발생한 경기도의 경우 몇 달 새 곳곳에서 싱크홀이 잇따라 나타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월 평택시 이충동의 한 사거리에서 노후된 상수도관 파손의 영향으로 도로에 길이 5m, 폭 2m 크기의 싱크홀이 생겼다. 이로 인해 당시 도로를 달리던 개인택시 1대가 빠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다.
평택시민들은 최근 서울 연희동 싱크홀 사고 소식을 접하며 자연스레 지난 6월의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사고 현장 인근에서 일하는 자영업자 오모(50대)씨는 "연희동 싱크홀에 차량이 박혀있는 모습이 몇 달 전 이충동에서 발생한 사고와 너무나 흡사해 놀랐다"며 "이제 운전할 때 바닥을 유심히 보면서 하게 되는데, 사실 차를 가지고 다니는 자체가 겁난다"고 털어놨다.
수원시 팔달구 수원시청역 사거리 일원에서는 지난 7월에만 11일과 20일에 걸쳐 연거푸 커다란 싱크홀이 생겼다. 당시 수원시는 긴급 보수작업을 펼쳤으나, 인근을 지나다니는 시민들은 반복되는 싱크홀 발생에 우려를 표하며 관리당국을 향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택시기사 박모(68)씨는 "수원시청역 사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지나치는 곳인데 예전부터 싱크홀이 자주 목격됐기 때문에 이곳을 지날 때마다 늘 불안하다"며 "연희동 싱크홀처럼 갑자기 도로가 푹 꺼지면 운전자는 대비도 못하고 그대로 사고를 당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나. 큰 사고가 나기 전에 안심할 수 있도록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빈번히 발생하는 싱크홀과 관련, 전문가들은 토목공사의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토목공사 시 적절한 공사기간과 자원의 투입이 있다면 싱크홀 발생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땅속 빈 공간인 '공동'을 찾기 위해 GPR(지표투과레이더) 탐사를 하지만, 범위가 땅속 4~5m에 불과해 이는 임시 조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도내 지자체들은 지반 침하 점검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싱크홀을 예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용역을 통해 GPR 탐사를 진행하고 있고 결과에 따라 보수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도 "싱크홀 발생 원인의 명확한 규명을 위해선 사실 땅을 파봐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