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노조 등 전삼노와 차별화 밝혀
규모 큰 전삼노 대표교섭권 가질 듯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파업 돌입 4주 만에 빈손으로 현업에 복귀(8월5일자 10면 보도=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현업 복귀 갈등 일단락 '장기전 예고')한 가운데 재개될 노사교섭에 삼성전자 내 5개 노동조합이 일제히 교섭을 요구했다.

8일 삼성전자 노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6일 '교섭요구 노조 확정 공고'를 통해 삼성전자사무직노조, 전삼노, 삼성그룹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삼성전자 구미지부 노조(구미네트워크노조),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노조) 등 5개 노조가 교섭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복수의 노조가 교섭을 요구함에 따라 오는 12~25일까지 2주간 '자율적 단일화 기간' 동안 교섭창구 단일화를 진행하며 10월1일까지 교섭대표 노조를 확정한 후 본격적인 교섭이 진행될 예정이다. 교섭요구일 기준으로 노조별 조합원 수는 전삼노(3만6천616명), 삼성그룹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5천938명), 동행노조(1천51명), 구미네트워크노조(10명), 사무직노조(3명) 순이다. 업계에서는 단일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지난 4일 4기 집행부 출범을 맞아 동행노조가 전 직원들에게 발송한 메일에서 박재용 동행노조 위원장은 "파업이나 집회가 아닌 정책으로 먼저 소통하겠다"고 밝히는 등 전삼노와의 차별화를 분명히 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8일부터 4주간 진행된 전삼노의 파업에 대해 "합리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길로 들어서고 있다"며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단일화 및 교섭대표 노조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동행노조 등 타 노조가 노동위원회에 이의를 신청할 가능성이 큰 만큼 10월1일부터 노사교섭이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전삼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표교섭권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삼노 측은 "이번 교섭요구의 건은 삼성전자 내 모든 노조가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자율적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과반노동조합은 사용자에게 과반수노조임을 통지해야 하며, 26일 과반수 노동조합 통지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