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외교·국방장관 불참하자 요구
국힘 "'허용 도장' 찍고도 딴소리"
두장관 '양해 요청' 여야 날인 확인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2일차 일정이 연기됐다. 외교·통일·안보에 관한 질문이 예정돼 있었는데, 조태열 외교부장관과 김용현 국방부장관이 불참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이들이 참석할 수 있는 오후 7시로 본회의 연기를 요구하면서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개원식 불참을 상기하며 대통령의 국회무시로 인해 국무위원까지 무시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도 스스로 장관 대신 차관의 대리참석을 허용하는 문서에 도장을 찍었음을 꼬집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1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두 국무위원의 불출석에 대해 "헌정사상 이런 일은 없었다"면서 "윤 대통령은 아무런 이유 없이 국회 개원식에 불참했다. 최근에는 '움츠러들지 말고 싸워라'면서 국무위원들에게 국회 무시의 명백한 신호를 보냈다. 국무위원들은 윤 대통령을 따라 대놓고 국회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곧 조 장관과 김 장관의 '차관 대리참석'에 여야 두 원내대표 모두 도장 날인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민의힘은 언론공지를 통해, "민주당도 이미 동의했다"고 맞받았다.
두 부처가 공동으로 주관하고 80여개국 이상이 참여하는 'REAIM고위급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외교부는 지난달 30일 국무위원 대리출석 양해 요청을 했고, 지난 3일 민주당은 양해확인서에 원내대표 직인을 찍었다는 것이다. 또 국방부의 경우 5일에 대리출석 양해상황을 전달했고, 상황을 살피던 민주당이 9일 원내대표 직인을 찍어 국방부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있었던 의원총회에서 원내행정처리의 미숙함에 대해 유감표명을 했다고 전해진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계엄령, 대일외교, 사도광산, 독도 등 굵직한 현안들이 산적한 대정부질문에 차관 답변을 허용한 것이 착오"라고 질타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