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안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의료대란 관련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에 대한 의료계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4.9.13 /연합뉴스
최안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의료대란 관련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에 대한 의료계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4.9.13 /연합뉴스

의료계가 추석연휴 하루 전인 13일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는 현 시점에 여야의정협의체 참여는 시기상조”라며 여야의정협의체 불참을 선언했다.

의료계는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의료대란의 책임이 전공의에 있다고 한점, 경찰이 이날도 전공의 소환조사를 벌이는 점 등을 언급하며, “대화제의가 아니고 우롱”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전국의과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대한의학회, 대한개원의협의회,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대한의사협회대의원회, 대한의사협회 등 8개 단체는 13일 대한의사협회에서 논의 끝에 정치권이 제안한 여야의정협의체 ‘불참’을 밝혔다.

이같은 입장은 전국시도의사회장회의도 같은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전한 최안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을 통해 낭독된 의료계 공동입장문에서 의료계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누가 옳으냐가 아니고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얘기할 때고 여야의정협의체가 그 통로가 될 것이라는 말씀에 대해 바람직한 방향이라 생각한다”고 여야의정협의체에 대해 평가했다.

그러나 이들은 정부 태도 변화가 없음을 문제삼았다.

의료계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국회 발언을 지적하고 “국무총리가 지금도 우리 전공의에게 함부로 말하고 현실을 완전히 왜곡하는 태도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 총리는 전날 더불어민주당 백혜련(수원을) 의원의 “(이 사태) 누구에게 책임이 있냐”는 질의에 “전공의에게 첫번째 책임이 있다”고 했고, “여야의정 할 수 있는지 정말 의문이 든다”고 질책하자 “원인은 명확하게 해 놓고 설득해야죠, 감춘다고 감춰집니까”라고 굽히지 않은 바 있다.

의료계는 또 “추석명절을 앞두고 경찰은 우리 전공의 소환조사를 지속적으로 강요하고 있다”며 “전쟁 중에도 협상이 거론되면 총구를 거두는 법인데 정부는 협의를 하자면서도 동시에 아무 죄없는 전공의를 경찰서로 불러 전국민 앞에 망신을 주고 겁박하면서 협의체로 들어오라고 한다”고 했다.

의료계는 “이는 대화제의가 아니고 의료계에 대한 우롱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의료계와 대화하길 바란다면 정부는 즉각 전공의 사직관련 수사를 중단해 주시길 바란다”는 요구조건을 덧붙였다.

최 대변인은 ‘정부의 태도변화’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2025년도 의대증원문제·무리한 정책 추진에 대한 정부의 사과와 함께 ‘전공의 수사 중단’을 강조해 재차 언급했다.

의료계는 “의대정원 문제는 지금과 같은 의료대란을 일으키며 무리하게 강행하지 말고 교육이 가능한 증원규모와 의료계 증가 등 의사수 증가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해서 결정해야 한다”면서 “그동안 국민여러분께서 누려오신 우리나라 의료의 장점을 잘 살리면서 개선할 방법을 의사는 알고 있다”고도 했다.

의료계는 “우리는 정부의태도 변화가 없는 현 시점에 여야의정협의체 참여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국민여러분의 걱정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불통을 멈추고 전향적인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