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에 만원 넘는 시금치 '울분'
대신 청경채 차례상에 올리기도
연휴 이후에도 의료대란 걱정뿐
정치권은 책임놓고 네탓 공방만
'천정부지 물가와 의료(응급실) 대란'.
5일간 이어진 연휴기간 추석 밥상에 가장 화두가 됐던 키워드다.
추석 연휴기간 경기도 정치권이 전한 도민들의 바닥 민심은 사나웠다.
전통시장에서 만난 한 주부는 한 단에 만원을 넘는 시금치를 대신해 청경채를 차례상에 올리며 이제는 황당하기까지 한 물가 수준에 울분을 토했다.
만남과 헤어짐 속에 "건강하자"라는 덕담 대신 "아프면 안된다"는 진심 어린 걱정은 연휴 이후에도 지속중인 의료대란과 관련한 도민들의 걱정거리다.
정치에는 무관심하지만 천정부지 물가와 응급실 뺑뺑이 등으로 정치권의 무능은 직접 체감된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런 민심을 들은 정치권은 서민들의 삶이 고달프고 민생이 어렵다는 부분은 공감했다. 다만 그 '탓'에 대해서는 여·야의 해석이 달랐다.
추석 연휴기간 경기도 곳곳에서 도민들을 만나 민심을 들은 정치권 인사들은 민생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구체적 사유와 진단은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이재명 대표와 야당'으로 엇갈렸다.
초선인 민주당 김준혁(수원정) 의원은 이번 연휴 전통시장 등에서 주로 민심을 들었다. 그는 "윤석열 정부 하에 살아가기가 너무 어렵다는 얘기를 가장 많이 들었다"며 "정치인들이 너무 싸우기만 한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야당의원으로서 정쟁에만 치우치지 않고 상생할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같은 당 염태영(수원무) 의원도 "성묘도 가고 당직하는 사람들도 찾아봤는데 민심이 사납다. 어르신이 있는 집마다 응급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면서 "윤석열-김건희에 대한 부정 여론이 높다. 총선 참패했으면 뭔가 바뀌어야 하는데 귀를 닫고 그대로인 것에 대한 불만이 아주 큰 것 같다. 바닥 경제가 좋지 않아 더욱 정부 불신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 송석준(이천) 의원은 "의료사태문제에 걱정이 많았다. 빨리 좀 대타협을 통해 여야가 정파를 넘어서 발벗고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의견을 많이 들었다"며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민생경제 회복'을 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대표) 언제 집어넣느냐, 사법리스크 단죄 못하느냐, 화내는 분들도 많다"며 "정치권은 싸움박질만 하니 정신차리라고 많이 혼나기도 했다"고 민심을 설명했다.
국민의힘 김성원(양주·동두천·연천을) 의원 역시 "(지역민들이)정국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고 정쟁에 몰두하는 야권의 모습에 비판을 빼놓지 않으셨다"면서 "경제와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겨달라는 민심을 겸허히 받들겠다"는 입당을 내놨다.
경기도민과 더 가까운 곳에서 민심을 청취하는 경기도의회 여·야 대표들은 무엇보다 '물가'와 '경제'에 대한 질타를 많이 받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최종현(수원7) 대표는 "명절동안 구매탄시장 등 전통시장을 다녀왔는데 물가 때문에 장사하기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경제를 못살리니 정부에 대한 불신이 큰 것 같다. 이런 상황에 (연휴에)해외여행가는 사람들은 많고 바닥 경제는 안좋고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의회 국민의힘 김정호(광명1) 대표도 "전통시장 인사 갔을 때 장사가 예전보다 못하다면서 상인들이 물가가 올라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장사 좀 잘되게 도와달라고 많이 말하셨다"며 "국회는 의원들끼리 매일 싸우기만 하고 국민은 안챙긴다는 비판도 많이 들었다"고 바닥 민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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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