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서현역 사건'… 시민 불안
경찰, 집중순찰·신원파악 분주
'분당 흉기난동' 사건 발생지인 성남 서현역과 동일한 지하철 노선(수인분당선)인 야탑역을 지목해 최근 게시된 흉기난동 예고글 탓에 주민들은 1년 전 악몽을 떠올렸다. 그런데 예고 시점인 23일에 가까워져도 게시글 작성자가 붙잡히지 않으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성남시 분당구 야탑역사 내에서 만난 상인 A씨는 "장난이겠지 싶다가도 작년 서현역 칼부림 사건 때문에 불안한 마음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평소 역사 안에서 아내가 운영하던 상점과 관련해 "장사는 해야 하는데 집사람 걱정도 되고, 만약의 사태 시 남자인 내가 대응하는 게 낫겠다 싶어 당분간 대신 가게를 보려 한다"고 했다.
A씨 부부를 이처럼 불안에 떨게 한 건 최근 한 온라인에 퍼져나간 한 게시글 때문이다. 게시글 작성자 B씨는 '야탑역 월요일(23일) 30명은 찌르고 죽는다'는 제목의 글을 지난 19일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최근 부모님도 날 버리고 친구들도 무시한다", "다 찔러 죽여줄게", "23일 월요일 다 쑤시고 다니러 간다", "정확히 오후 6시다"라는 등 내용과 함께 야탑역 인근 한 병원 건물 위치를 찍은 지도 화면도 첨부했다.
이에 경찰이 게시글 작성자를 붙잡기 위한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 B씨의 신원이 특정되지 않는 상태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B씨의 신원 특정을 위해 수사 범위를 좁히려 관련 압수수색 영장까지 발부받고 집행했지만 22일 오후 5시 현재까지 누가 B씨인지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은 B씨에 대한 조사와 더불어 23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경찰력을 지난 19일부터 배치해 집중 순찰을 벌이고 있다.
분당경찰서는 기동대와 기동순찰대 등 수십명의 경찰력을 야탑역에 보내 일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는 상태다. 관할 지자체인 성남시도 지난 21일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한 뒤 24시간 체제의 재난안전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아직 작성자가 특정되기 전이라 수사 상황에 대해 아무것도 설명해줄 수 없다"며 "조속히 B씨를 붙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석·목은수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