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시간이후까지 야탑역 긴장감
경찰·소방 등 행정력 낭비 지적도

익명의 작성자가 온라인 게시글을 통해 '야탑역 흉기난동'을 예고한 당일임에도 해당 작성자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결국 허위 흉기난동 예고글로 또다시 과도한 행정력만 낭비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범행 날짜로 예고된 이날 오후 야탑역사와 인근 상권 등에 기동순찰대 2개팀 10여명, 기동대 20여명과 순찰차 등이 배치됐다. 오후 2시부터는 현장에 장갑차까지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게시글 작성자가 범행 예고 시각으로 밝힌 오후 6시부터는 인력 80여명을 추가 투입해 120여명이 1시간 동안 집중 순찰을 벌였다.
실제 이날 오후 6시40분께 찾은 야탑역 부근은 긴장감을 엿볼 수 있었다. 장갑차를 비롯해 순찰 중인 경찰 인력은 야탑역 부근 곳곳에서 볼 수 있었고, 이와 더불어 소방·자율방범대·해병대전우회 인력 등도 나서서 순찰을 지원했다.

하지만 게시글 최초 게시일인 지난 19일부터 매일 수십 명의 경비 인력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작성자 특정 및 체포 등 경찰 수사는 지지부진해 인력 낭비와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야탑동에 사는 손모(30)씨는 "야탑역은 출퇴근을 위해 매일 지나는 길인데 흉기난동 예고 소식을 듣고 나서는 괜히 주변을 살피게 된다"며 "게시글 올라온지 며칠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작성자를 못 잡고 있어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인근 학교들도 학생 피해를 막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분당구의 한 고등학교는 학부모들에게 "학생들이 하교 후 야탑역 인근지역을 포함해 사람이 붐비는 장소를 피하고, 소재파악이 되는 안전한 장소에 위치하도록 확인해 주시기 바란다"는 단체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작성자 검거를 위한 자료 등 확보를 위해 최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 이를 토대로 게시글이 올라간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부터 자료를 확보해 작성자 신원을 특정하기 위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