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애기봉 분단의 현장에서 남북 대치상황·실향의 아픔 ‘공감’

화성행궁·화성 원형복원 놀라워… 삼성뮤지엄서 최고기술 확인

한국기자협회(회장·박종현) 초청으로 방한한 불가리아기자협회(회장·스네자나 토도로바) 대표단이 경인일보를 방문했다. 대표단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경기도 수원과 김포 일대에서 취재활동을 벌였다.

불가리아 대표단은 게오르기 게오기에브 일간지 ‘잼야’ 편집부국장을 단장으로 데시슬라바 페트코바 ‘카잔루크’ 기자, 탄야 글루흐체바 ‘두마’ 국제부 기자, 스토얀 일코프 ‘24시’ 국제부 기자로 구성됐다.

대표단은 24일 오전 홍정표 대표이사 사장 등 경인일보 임원진과 간담회를 가진 뒤 편집국과 디지털콘텐츠센터, 자료실 등을 견학했다. 대표단은 지면과 온라인 콘텐츠의 운영, 옛 신문 자료의 데이터베이스화 등에 대해 실무진과 이야기를 나눴다.

대표단은 경인일보 자료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화성행궁의 역사와 남북 관계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다음은 대표단과의 일문일답.

불가리아기자협회 대표단이 24일 오전 경인일보 자료실에서 2박 3일의 일정으로 수원과 김포에서 취재활동을 벌인 소회를 밝히고 있다.  2024.9.2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불가리아기자협회 대표단이 24일 오전 경인일보 자료실에서 2박 3일의 일정으로 수원과 김포에서 취재활동을 벌인 소회를 밝히고 있다. 2024.9.2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 대표단 모두 한국을 처음 방문했는데, 직접 경험한 한국은 어땠나.

- 데시슬라바 페트코바 ‘카잔루크’ 기자= 한국에 오기 전 한국에 관련된 책을 한 권 읽었다. ‘행복의 나라, 한국’이라는 책이다. 한국 사람들은 심성이 밝고, 손님들을 영접하는 데 정성을 다하며 준비성도 철저하다고 쓰여있었는데 정확히 맞았다. 방문하는 곳마다 환대해 줘 매우 감사하다.

- 스토얀 일코프 ‘24시’ 국제부 기자= 과장하는 것이 아니라, 불가리아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한국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휴대폰과 가전제품 등을 통해서 한국은 우수한 기술력으로 세계에서 앞서 나가는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 ‘SIM’을 방문해보니 확실한 사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화성행궁에서 한복을 체험하고 정조에 대한 역사를 알게 된 소감은.

- 탄야 글루흐체바 ‘두마’ 국제부 기자= 빛깔 고운 한복을 입고 행궁동 공방거리를 거닐 때 정말 즐거웠다. 옷감이 가볍고 빛깔이 곱다. 한복을 입는 자체로 행복감을 느꼈다.

또 정조대왕의 화성 축성과 리더십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특히 혜경궁 홍씨에 대한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세계에서도 손꼽힐 여성 위인이라는 생각을 했다. 조선시대에 82세까지 장수했다는 놀라운 사실과 더불어 가족에 대한 애정과 진심 어린 효 문화에 감동을 받았다. 운치 있는 성곽을 거닐면서 일제강점기때 무서진 화성을 원형 그대로 재건했다는 사실에 한 번 더 놀랐다.

24일 오전 경인일보를 방문한 불가리아기자협회 대표단이 자료실 옛 신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9.2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24일 오전 경인일보를 방문한 불가리아기자협회 대표단이 자료실 옛 신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9.2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 분단의 현장 김포 애기봉에서 북한 땅을 바라본 소회는.

- 스토얀 일코프 ‘24시’ 국제부 기자= 국제부 기자로서 평소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에 관심이 많았다. 외신으로만 접했던 북한의 쓰레기 풍선 도발 등 갈등 상황이 현실로 와닿았다. 외교·정치·사회 등 복잡한 갈등으로 남북의 평화통일이 지연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1996년 홍수로 유도까지 떠내려온 소 구출작전 이야기를 듣고 ‘한국인들은 소 한 마리의 생명까지 소중히 여기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 게오르기 게오기에브 ‘잼야’ 편집부국장= 불가리아도 오스만제국으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에서 7년간 분단을 경험했기 때문에 유일한 분단국인 한국을 꼭 취재하고 싶었다. 북녘의 모습은 적막하고 외롭다는 느낌이 들었다. 애기봉 현장에서 본 남북 대치 상황과 실향의 아픔은 어떤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다.

한편, 불가리아기자협회는 지난 1894년 창립한 불가리아 최대 언론단체로 5천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