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명품기념관 조성" 조언
'독립투사의 밥상'도 진행 눈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추진하기로 한 '경기도 독립기념관' 건립(8월30일자 1면 보도)에 역대 독립기념관장들이 환영의 뜻을 밝히며 힘을 실었다.
김 지사는 26일 도담소(옛 경기도지사 공관)에 이종찬 광복회장과 김삼웅(제7대)·한시준(제12대) 전 독립기념관장, 김호동 광복회 경기도지부장, 유민 광복회 대외협력국장 등을 초청해 오찬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역대 독립기념관장들은 경기도 독립기념관 건립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김 전 독립기념관장은 "1919년 3·1만세운동 당시 '내가 조선의 딸'이라고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했던 '김향화'라는 기생 독립운동가가 있었다"며 "기생이라는 당시 최하층에도 독립운동가가 있었고, 도살하는 백정 중에도 독립운동가가 있었다. 3·1만세운동 밑바닥의 독립운동도 경기도 독립기념관에 담겼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한 전 독립기념관장 또한 "역사적인 일"이라며 "교육과정에서 독립운동사를 배우는 시간이 너무 부족해 사회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천안에 독립기념관이 있으나 국민 전체에 대한 독립운동사 교육 수준을 높이려면 기념관은 많을수록 좋은데, 경기도에서 시작하신다니 너무 기쁘다"라고 말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달 이종찬 광복회장과 만나 "경기도가 제대로 된 역사를 만들고, 독립운동을 선양하는데 앞장서겠다"며 경기도 독립기념관 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날 이 회장은 "사실은 중앙정부에서 먼저 생각했어야 했는데, 지사님의 결심이 독립운동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있다"며 "독립기념관은 건물만이 아니다. 독립운동사의 메카처럼 세계적인 명품기념관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이에 김 지사는 "광복회와 기획단계부터 긴밀하게 소통해 나가겠다"며 협력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건물 하나 짓는데 그치지 않겠다. 전시문화나 전시산업의 변화에 가장 앞장서서 응하고, 콘텐츠도 업그레이드하겠다. 뉴미디어와 친환경의 공간이면서 학예사나 크리에이터를 양성하는 메카로도 만들어, 국민이 한번 오시면 또 오시고 싶은 기념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는 천안 독립기념관의 상징성을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AI 등 신기술을 종합한 독립기념관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오찬은 도담소 유명곤 셰프가 마련한 '독립투사의 밥상'과 함께 진행됐다. 김구 선생이 일제 탄압을 피해 5년간 쫓기며 먹었던 대나무 주먹밥, 안중근 선생이 하얼빈에서 먹었던 꿔바로우(돼지고기 튀김), 서영해 선생이 프랑스에서 외교독립운동을 하며 먹었던 해산물 스튜 등이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