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부모연대(부모연대) 경기지부 등은 9일 수원역 지하 1층에 발달장애인 가족 참사 분향소를 설치하고 "24시간 지원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올해 전국의 발달장애인 가족 참사 7건 중 3건이 경기도에서 발생했다.
지난 3월 수원시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친모에게 살해당한 8살 아들, 같은 날 시흥시에서 암 투병 중인 어머니에게 목 졸려 살해당한 20대 중증 발달장애 딸, 그리고 지난 3일 안산시에서 20대 발달장애인 형제를 홀로 돌보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60대 남성이 그들이다.
부모연대, 24시간 지원체계 도입 촉구
발달장애 가족 잇단 참사에 목청 높여
내달 10일까지 수원역서 분향소 운영
안산 60대 남성 희생자의 오랜 지인인 박응석 부모연대 안산지회장은 "(고인은)발달장애 자녀의 돌발 행동을 관리하기 위해 직장도 못 다니고 작은 텃밭만을 가꿔왔다. 7년 전, 전기도 안 들어오는 텃밭의 자그마한 움막에서 초를 켜 생활하며 커피 한 잔 하고 가라던 고인의 모습이 기억난다"고 했다.
이어 "고인의 뜻처럼 아이가 시설이 아닌 지역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돌봐줄 가족이 없는 형제들을 챙기기엔 예산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긴급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24시간 지원체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부모연대 측은 '치매국가책임제'를 예시로 들며 발달장애 가정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탁미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회장은 "치매국가책임제를 시행해 치매 가정의 희생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생애 전반에서) 치매 가정보다 더 긴 시간을 가족이 책임져야 하는 발달장애 가정에 대한 지원은 더디고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서로 죽고 죽이는 가정의 참사를 막기 위해 정부와 경기도의 안전한 24시간 지원체계 속에서 기본권을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경기도에 발달장애인 지역사회 24시간 지원체계를 위한 민관협의체 구성, 발달장애인 종합지원계획 수립을 위한 전수조사 및 발표를 요구했다.
한편, 부모연대 경기지부는 다음 달 10일까지 수원역 분향소를 운영해 숨진 발달장애인 가정 희생자들을 추모할 예정이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