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진단검사÷푄학과 교수팀, 연관성 조사
"기억·학습 중요한 신경가소성 촉진… 신경영양인자 조절에 긍정적"

알츠하이머병은 현재까지 증상개선제 외에 손상된 뇌를 정상으로 돌려놓는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치료보다는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예방이 중요한데, 단백질 섭취가 많을수록 노년층의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기능이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지욱·금무성·서국희·최영민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김현수 교수 연구팀은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알츠하이머 관련 코호트연구에 참여한 치매가 없는 65~90세 196명을 대상으로 노년층에서 단백질 섭취와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저하, 특히 삽화기억과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이들 가운데 113명은 인지기능이 정상이었고, 83명은 경도인지장애가 있었다. 삽화기억은 기억의 종류에서 시간과 공간의 맥락에서의 기억으로 알츠하이머병 초기에 주로 손상이 일어난다.

조사 결과 높은 단백질 섭취 그룹의 전체 인지기능 점수는 83점으로, 낮은 단백질 섭취 그룹의 인지 기능 점수 67점에 비해 24% 높게 나타났다. 특히 삽화기억 점수는 높은 단백질 섭취 그룹이 43점으로 낮은 단백질 그룹 34점보다 27% 높았다.

영향변수들을 보정한 경우에도 높은 단백질 섭취 그룹에서 낮은 단백질 섭취 그룹에 비해 전체 인지기능과 삽화기억이 약 20%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비기억성 인지기능인 언어능력, 시공간능력, 주의력 등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또 교호작용 분석결과 단백질 섭취량과 알츠하이머병 유전자인 아포지단백 E4(APOE4) 사이에 유의미한 상호작용이 발견됐다. 특히 APOE4가 존재하는 경우, 높은 단백질 섭취 그룹의 전체 인지기능과 삽화기억이 약 40% 더 높았다. 이는 APOE4가 단백질과 인체의 대사활동 간의 상호작용에 끼치는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김지욱 교수는 "충분한 단백질 섭취는 기억과 학습에 중요한 신경가소성을 촉진하고, 인지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영양인자 조절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며 "높은 단백질 섭취가 APOE4 유전자의 지질 대사 및 아밀로이드 베타 침착 기전과 상호작용해 이러한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고위험군에 속하는 노년층에서 단백질 중심의 식단이 인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했다"며 "노년층에서의 단백질 섭취가 인지저하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이를 보다 명확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