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 미군기지 ‘캠프 마켓’을 역사문화생태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사업이 첫 번째 관문에서 총 사업비 증액 우려(2023년 12월 21일 3면 보도)에 가로막혀 차질을 빚게 됐다. 캠프 마켓 전체 구역의 공원화 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 시기가 불투명해지면서 준공 일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7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4월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방투자사업관리센터(리맥·LIMAC)에 신청한 캠프 마켓 부지 활용을 위한 타당성 조사 범위가 전 구역을 대상으로 한 공원(A·B·D구역, 46만3천257㎡) 조성 사업에서 인천식물원(B구역 일부, 2만7천700㎡) 건립 사업으로 대폭 축소됐다.
리맥이 캠프 마켓 전체 부지의 타당성 조사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부지 매입비를 놓고 인천시, 국방부가 법적 다툼을 하고 있어서다. 캠프 마켓 공원화 사업의 경제성, 정책 타당성 등을 따져보기 전 부지 비용이 확정돼야 한다고 본 것이다. 소송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면 향후 캠프 마켓 공원화 사업에 드는 총 사업비나 추진 일정이 변동될 수 있다는 게 리맥 입장이다. 앞서 국방부는 인천시가 이미 납부한 부지 매입비 외에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인천시는 국방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캠프 마켓 타당성 조사 절차가 당초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으면서 공원화 사업 착공, 준공 시점 또한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인천시와 국방부 간 소송이 3심으로 가게 되면 최소 3년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시가 목표로 하는 캠프 마켓 공원화 사업 준공 일정은 단계별로 수립됐는데 2028년부터 2030년까지다. 이 밖에 캠프 마켓 전체 구역 중 가장 마지막으로 반환된 D구역 오염토양 정화 일정도 공원화 사업을 늦추는 변수가 될 수 있다. D구역은 현재 오염 면적을 산출하고 오염토양 정화를 위해 철거해야 할 건축물을 정하는 조사를 하고 있는 단계다.
인천시는 우선 리맥에서 선정한 인천식물원 건립 사업을 캠프 마켓 공원화 사업 1단계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인천식물원 건립 사업 타당성 조사는 지난달 시작해 내년 상반기 완료될 예정이다. 인천시는 내년 중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 신청하고 그 이듬해 인천식물원 설계와 공사 착공에 나선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식물원 건립 사업은 기존에 신청한 전체 부지 공원화 사업과 비교해 면적이 적기 때문에 비용, 일정 변동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리맥이) 타당성 조사를 하기로 했다”며 “부지 비용 관련한 소송 일정을 지켜봐야겠지만 최대한 2030년 준공 일정에 맞출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