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행 774번, 내주부터 19 → 10대
"차체 낮아 방지턱 닿아 부품 손상"
실제 '수익성 저하 따른 조치' 지적
관련법상 차량 교체땐 '저상' 의무
"민원 증가 회피용… 혐오만 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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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업체가 저상버스로 교체할 경우 버스 부속품이 손상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한 노선 내 방지턱 한 곳을 774번 고상버스가 지나고 있다. 2024.10.10 /목은수기자wood@kyeongin.com

경기도 일부 지역까지 운행하는 시내버스 노선을 운영 중인 서울시가 최근 기존 버스를 감차하겠다고 밝혀 도내 이용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더욱이 실제 감차 원인이 수익성 저하에서 비롯된 조치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저상버스가 방지턱에 닿는다는 이유를 전면에 내세워 교통약자를 향한 차별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파주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서울 은평구에서 고양시를 거쳐 파주시 파주읍까지 운행하는 774번 시내버스를 오는 15일부터 기존 19대에서 10대로 줄이겠다고 최근 파주시에 통보했다. 이번 감차로 현재 10분 남짓인 배차시간이 30분 이상으로 늘어나 버스 이용객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파주읍 파주리의 774번 버스 회차지 앞에서 군장품을 파는 김성삼(81)씨는 "도매상이 모여 있는 동대문에서 물품 재료를 사려고 일주일에 두세번 버스를 탄다"며 "774번을 못타면 문산역까지 멀리 나갔다가 다시 서울 가는 버스를 타야한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감차 사유를 '저상버스'로 내세운 부분이다.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라 시외버스를 제외한 노선버스를 대·폐차할 땐 의무적으로 저상버스를 도입해야 한다. 이에 따라 774번 버스의 경우 기존 버스 차령 만료로 인해 9대를 저상버스로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 해당 노선 내 9개의 방지턱을 지날 때 차체가 낮은 저상버스의 양쪽 뒷바퀴 사이 부품(미션)이 맞닿아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서울시와 해당 운수업체가 밝힌 감축의 핵심 이유다.

하지만 이용객 수가 적다는 해당 노선의 특성상 감차의 실제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라는 관측이 높다. 그럼에도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은 빼놓고 저상버스 탓에 운행이 어렵다는 이유를 내세워 저상버스가 필요한 교통약자를 향한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재민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 정책실장은 "수익성이 있었다면 저상버스 예외 노선으로 승인받고 계단이 있는 고상버스를 도입하는 등의 대안을 찾았을 것"이라며 "늘어난 배차 간격으로 주민들 민원이 증가할 텐데 이 부분을 손쉽게 설명하고 넘기기 위해 저상버스를 이유로 내세워 교통약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만 조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앞서 지난 5월 서울시는 수익성 등의 이유로 경기도에 해당 노선 폐지를 통보한 바 있으며, 이후 현재까지도 대책 마련을 위한 협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파주시 관계자는 "운수업체에서 저상버스로 실사를 나왔을 때 버스 부품과 방지턱이 500㎖짜리 생수병 하나 정도밖에 차이나지 않아 손상 우려가 있긴 했다"면서도 "아무래도 해당 노선이 교통취약지역이라 노선 신설 등 대안에 관한 논의도 함께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