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양주에서 쿠팡 새벽 로켓배송을 하다 과로로 숨진 정슬기씨의 산업재해가 인정됐다. 국정감사에서도 쿠팡의 심야·고강도 노동에 대한 질타가 쏟아진 가운데, 산재 재발 방지대책 등 쿠팡 차원의 개선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10일 정씨 유족이 신청한 유족급여를 승인 통지했다. 지난 7월 정씨가 높은 강도와 누적된 과로 탓에 사망했다는 내용으로 유족 측이 근로복지공단 남양주지사에 신청한 산재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정씨는 생전 아내 등 가족에게 과로로 인한 업무 어려움을 호소했고, 원청인 쿠팡CLS 직원 업무 지시에 “개처럼 뛰고 있다”며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렇게 주 평균 60시간이 넘는 장시간 근무에 시달리다 지난 5월 남양주의 자택에서 쓰러져 숨졌다.
택배과로사대책위원회(대책위)는 11일 서울 쿠팡CLS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은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책을 내놔야 한다”며 “쿠팡이 개선안으로 내놓은 ‘분류인력 직고용’ 역시 일용직을 직접 고용하겠다는 수준이고 현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인력 증원’의 내용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이어 “‘고정적이고 연속적인 심야노동’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의학적 의견에 기초해 새벽배송에 대한 전면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며 “심야노동 개선, ‘클렌징’(배송구역 회수·변경) 폐지를 포함한 새로운 사회적 논의에 쿠팡이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씨의 사망뿐 아니라 쿠팡 사업장에서 산재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을 두고 지난 1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도 쿠팡을 향한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김포갑)은 “건설 및 제조업에 있을 법한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쿠팡에도 있다”며 “택배기사들의 노동환경은 사각지대에 있고 억울한 일을 당해도 노동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연속·고정된 심야 노동에 대한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고도 의원들은 입을 모았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경북안동예천)은 “종국적으로 클렌징 제도를 없애는 것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고, 이용우 민주당 의원(인천서구을)은 “연속적이고 고정된 심야 노동에 대한 공적 규제를 도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홍용준 쿠팡CLS 대표는 “쿠팡 관련 업무를 하시다 돌아가신 고인과 유가족분들께 죄송하다”면서도 클렌징 제도 폐지나 사회적 합의기구 참여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