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인 "A씨 부부, 시행자 행세"
"40억 피해"… 경기남부청 수사
실제 사업자 공모 시의회 못넘어


안산시 초지역 인근 개발 예정 부지
안산 초지역세권 개발사업이 표류하는 가운데 A씨 부부의 투자 사기 의혹과 관련한 지역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안산시 초지역 인근 개발 예정 부지. 2024.10.13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안산 지역사회의 숙원사업인 '초지역세권 개발사업'과 관련, 사업시행자 행세를 하며 수십억원대 투자금을 가로챘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8월 60대 A씨와 그의 아내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B씨의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됐다. A씨 부부는 고소인 B씨 측으로부터 지난 2021년 3월과 올해 3월 두 차례 각각 30억원씩 총 60억원을 투자금 명목으로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다만 B씨는 이 중 20억원을 돌려받아 실제 피해 금액은 40억원으로 알려졌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피해 규모 등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사건을 지난달 안산상록경찰서로부터 넘겨받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B씨는 A씨 부부가 자신들이 운영 중인 부동산 법인이 안산 초지역세권 개발사업의 민간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다며 이 사업에 투자하면 수익금의 일부를 돌려주겠다는 식으로 속여 투자금을 빼돌렸다고 주장한다. 초지역세권 개발사업은 안산 단원구 초지동 일대 18만3천900여㎡ 부지에 주거단지와 쇼핑몰, 문화·체육시설 등을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고소장에서 B씨는 "20년 전부터 가까이 지낸 A씨 부부가 투자 경험이 없는 내게 접근해 안산시 전·현직 고위공직자들과 접촉했다면서 투자를 권유했는데, 당시 설명대로 진행된 게 전혀 없다"며 "올해 2차 투자했을 때는 개발이익이 4천억원 이상 될 것이라는 구체적 액수를 제시하면서 더 적극적으로 속였다"고 했다.

하지만 초지역세권 개발사업은 지난 2007년 국내 최초 야구 돔구장 건설이 추진됐던 이후 지금까지 민간사업자가 선정되기는커녕 시의회의 동의조차 얻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사업자 공모 전에 시의회의 사업출자 동의 절차가 필수적인데 아직 이 문턱조차 넘지 못한 것이다.

시 관계자는 "출자 동의가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서 사업 공모는 물론, 공모를 통해 어떤 사업자가 시행법인에 참여할지 정해진 게 없다"며 "개발이란 목표를 두고 시와 시의회가 같은 입장이지만, 사업 방향에는 이견이 있어 계속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조원대 개발이익이 예상되는 지역숙원사업이 첫삽을 뜨기도 전에 투자사기 논란으로 얼룩진 가운데, A씨 부부를 상대로 한 추가 고소나 유사 피해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도 지역사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은 현재 피고소인 소환 조사 등을 통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