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김여사·주변인사 거취 거론
대통령실 비선 역할 의혹 제기에
용산 "조직없고 오직 대통령라인뿐"
권성동 "민주당 대표인지…" 일침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와 대통령실은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독대를 앞두고 김건희 여사와 주변인들에 대한 공개 언급까지 제기하자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는 16일 재보궐선거 이후 잡힐 것으로 예고됐지만, 한 대표가 김 여사에 대한 거취 문제를 또다시 제기하면서 냉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가까운 인사들이 대통령실 내에서 비선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한 대표의 의혹 제기에 대해 "공적 업무 외에 비선으로 운영하는 조직 같은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이른바 '김건희 라인' 인사청산을 요구한 데 대해 묻자 "뭐가 잘못된 것이 있어서 인적쇄신인가. 여사 라인이 어딨는가"라며 이같이 답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라며 "최종 인사결정권자는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대남 전 행정관과 같은 이런저런 사람의 유언비어 같은 얘기를 언론이 자꾸 확대하고 휘둘리면 안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친윤계 좌장격인 권성동 의원은 한 대표에 대해 "민주당 대표인지, 여당 대표인지 모르겠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앞서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후 김 여사 논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분의 라인이 존재한다고 국민들이 오해하고 기정사실로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신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김 여사는)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라인은 존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지난 12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유세 현장에서 "김 여사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하기 위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바 있다.
당시 이 발언은 김 여사와 가깝다고 지목된 대통령실 인사들을 정리하라는 요구로 해석됐는데, 이틀 만에 이 같은 해석을 사실상 직접 확인한 셈이다.
이 발언 이후 정치권에는 김 여사에게 보고하는 라인에 있는 7인방의 이니셜이 돌았고, 대통령실은 즉각 부인하는 형태를 보였다.
한 대표 측에 따르면 '김 여사 라인'은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내외를 돕거나 수행했던 인사들 가운데 현재 대통령실 비서관·행정관으로 기용된 인사들이다. 한 대표 측은 7명 안팎의 대통령실 인사들이 김 여사의 곁에서 직간접적으로 소통하며 정책이나 인사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