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의선·동해선 도로 폭파

합참, 북한군 중장비 추가 작업중
체제 이완 통제 '내부 단속용' 분석


市 '24시간 비상 대응' 전환 지시
강화 등 770개 주민대피시설 개방


1합참,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일부 폭파 ...<YONHAP NO-3716>
북한이 15일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합참은 이날 "북한군은 오늘 정오께 경의선 및 동해선 일대에서 (남북) 연결도로 차단 목적으로 추정되는 폭파 행위를 자행했으며, 현재는 중장비를 투입해 추가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우리 군 CCTV에 잡힌 경의선(왼쪽), 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폭파 장면. 2024.10.15 /합참 제공 영상 캡처

북한이 15일 경의선·동해선 남북연결 도로 중 북측 구간 일부를 폭파해 남북을 잇는 육로를 끊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군은 오늘 정오께 경의선 및 동해선 일대에서 (남북) 연결도로 차단 목적으로 추정되는 폭파 행위를 자행했으며, 현재는 중장비를 투입해 추가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는 남북이 2000년 정상회담 중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을 합의하면서 건설됐다. 2002년 9월 남북이 동시 착공해 2004년 11월 완성했다. 경의선 도로 공사 구간은 도라산역~군사분계선(남측 1.8㎞), 군사분계선~개성공단 터 남단(북측 7.0㎞)이다. 동해선 공사는 송현리~군사분계선(남측 4.2㎞), 군사분계선~고성(북측 10㎞)으로 나눠 진행됐다.

북한의 폭파 행위로 남북 도로 연결 사업은 완공 20년 만에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앞서 8월 경의선·동해선 철도를 차단한 데 이어 도로까지 폭파하면서 남북 간 육로가 모두 단절됐다.

북한의 육로 단절 조치를 포함해 육상에 방어 축성물을 구축하는 등 최근 벌어진 일련의 행동은 체제 이완을 통제하기 위한 내부 결속용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 시각이다.

북한 사회 내부에 체제에 반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것은 탈북자들의 증언 등을 통해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대표적 사례가 북한 당국이 2020년 제정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다. 한류 등 모든 외부 문화나 '자본주의적 생활 방식' 등 북한의 규범에 맞지 않는 행동, 사실상 김정은의 권력 유지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뿌리 뽑기 위한 법이다. 김정은 1인 지배체제에 심각한 도전이 될 수 있는 요소를 제거하는 차원이다.

인천연구원 남근우 연구위원은 "남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실패한 북한이 이완되고 있는 사회 이반현상을 통제하기 위한 대내용 성격이 강하다"면서 "남한을 적성 국가로 지목하면서 내부 결속을 견고히 하는 목적이 굉장히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에서 바라본 북한초소
북한이 국경선 부근 포병부대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지시해 남북간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14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에서 바라본 북한초소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2024.10.1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시는 24시간 비상 대응 체제로 전환했다. 이날 군·구별 초기대응반 소집·운영을 지시하고 비상 대비, 주민 구호 등 위기 상황 관리에 나섰다. 초기대응반은 실시간으로 북한 도발 행위, 군 대응 상황을 파악하고 주민 안전에 필요한 대책을 즉각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운영된다.

인천시는 북한 도발 행위에 따른 주민 안전, 재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언제든 대피가 가능하도록 주민대피시설을 개방한 상태다. 접경지 주민들은 북한의 군사 도발 시 주민대피시설로 피신해 일정 기간 대기하다가 내륙으로 이동하게 된다. 인천지역 주민대피시설은 총 770개로, 이 중 138개는 강화군·옹진군에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16일 이광섭 육군 제17보병사단장과 만나 북한 위기 상황 대응 등 지역 안보 안건을 협의하기로 했다. 또 서해 5도 중 한 곳인 연평도를 방문해 접경지 안보 상황을 파악하고 주민 생업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할 계획이다. 

 

→ 관련기사 2·4면(북한 육로 폭파, 정치권 강력 비판… 국민의힘 "무모한 도발" 민주당 "퇴행적 행태")

/김성호·박현주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