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노동자들, 사고 위험 우려
타 플랫폼따라 모집 제한 없애
"의무화시 인력수급 차질 때문"
필수 가입 법률 발의에 기대감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들이 사고 관련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라이더조차 구분없이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라이더 확보에만 혈안일 뿐 안전은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를 비롯한 대부분의 배달 플랫폼은 유상운송보험 가입 여부에 관계 없이 배달 업무가 가능하다. 배민은 당초 유상운송보험에 가입된 라이더만 배달할 수 있도록 했으나, 지난 7월 보험 의무화 제도를 폐지했다. 유상운송보험은 이륜차를 이용해 음식을 배달하다가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인·대물 배상이 가능한 민간 보험이다.
이처럼 배달 플랫폼 업계가 보험 의무화를 외면하는 건 라이더 수급을 위해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상운송보험의 높은 보험료는 라이더들에게 일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 많은 라이더를 모집해 배달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하는 업계 특성상 보험을 의무화할 경우 원활한 라이더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에 보험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장의 라이더들은 유상운송보험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채 사고가 발생할 경우 라이더에게 막대한 비용이 부담되기 때문이다.
수원의 한 라이더 박정진(57)씨는 "일부 라이더는 보험료 부담 때문에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빠르게 달려야 하는 라이더들은 언제나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 만약 사고가 발생하면 라이더 개인이 배상하기에 어렵다"고 강조했다.
전날 라이더의 유상운송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생활물류서비스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것을 두고 라이더들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시흥의 라이더 전남균(44)씨는 "지난 7월 국토교통부가 각 플랫폼에 유상운송보험 가입 여부 확인을 권고했지만 어떤 변화도 없었다"며 "개정안이 통과돼 라이더 안전망이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민 관계자는 "보험 가입 확인 시 라이더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현장 요구를 반영해 제도를 폐지했다"며 "그간 보험 가입 확대를 위해 노력했고 앞으로도 보험 가입 확대를 위한 유도 정책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