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중독으로 치료를 받는 10대 청소년들이 급증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의 민형배 의원이 15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박중독 치유 서비스'를 이용한 10대 청소년은 2021년 1천242명에서 2024년 2천349명으로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4년 통계는 1∼7월 이용자 수 기준인 만큼 올해 연간 통계는 이보다 훨씬 늘어날 예정이다. 금년에 치유 서비스를 받은 청소년의 도박 유형을 보면 불법 온라인 카지노 1천319명, 사설 스포츠토토 211명, 불법 실시간 게임 140명 등이었다.
청소년들 사이에 도박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에서 도박중독 관련 상담을 받은 청소년이 2020년 1천286명에서 3년만인 지난해 2천93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8월말 기준 2천665명에 달했다. 도박에 중독되는 청소년 연령이 낮아지는 것도 큰 걱정이다. 도박으로 검거된 범죄소년(14∼19세)은 2019년 72명에서 금년 1∼7월 277명으로 5년간 3배 이상 늘었는데 촉법소년(10∼14세 미만)은 2021년 3명에서 올해는 43명으로 급증했다.
청소년들이 불법 도박 사이트에 접근하기 쉬운 환경이 화근이다. 불법 웹툰 공유사이트 등에서 도박사이트를 홍보하는 배너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유튜브를 통해 도박을 접하는 청소년도 많다. 유튜브에서 '바카라'를 검색하면 수십 개의 실시간 생방송을 성인 인증 없이 시청할 수 있다. 2020년 코로나19 유행 기간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불법 도박은 온라인 중심으로 고도화됐다. 온라인 도박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접근성이 높은 불법 OTT 스트리밍 사이트, 불법 웹툰 사이트 등을 통해 청소년이 많이 유입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고민은 학교나 부모가 아이들의 불법 도박 사실을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강유정 의원은 "유튜브에서 누구나 성인 인증 없이 도박을 시청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정부가 방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박은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는 급발진 차량과 비슷하다. 청소년은 성인과 달리 뇌가 발달하고 있는 시기여서 도박에 노출되면 뇌 기능 손상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청소년 도박근절을 위한 강도 높은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