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노벨문학상 한강 저자 책 일시품절14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책 일시품절로 인해 예약 접수를 알리는 안내문이 14일 오후 북스리브로 수원점 2024노벨 문학상 축하 기념코너에 놓여 있다. 2024.10.14/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관련 도서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경기도민들은 지역 서점은 물론 공공도서관에서도 한강의 저서를 만나볼 수 없어 안타깝다. 정부와 지자체는 '한강 신드롬'이 반짝 특수라며 얼버무리고 있지만, 모처럼 국민들의 독서 문화가 활발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경기도 내 대형서점은 한강의 저서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의 발걸음과 전화 문의로 빗발치고 있다. 물량을 확보하자마자 금세 동날 정도로 빠르게 소진되고 있지만, 지역 내 소규모 서점은 문의는 많아도 온라인 유통시장이나 대형서점에 밀려 물량 확보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 내 공공도서관을 운영하는 지자체도 한강 저서의 책을 대출하고 싶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도내 공공도서관은 수원시 25개소, 고양시 21개소, 용인시 20개소, 화성시 19개소, 성남시 17개소 등이다. 이들 지자체들은 자료 구입비에 예산을 책정하고 있는데, 지난해 기준으로 용인시가 30억3천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고양시가 22억4천만원, 성남시 21억원, 화성시 18억8천만원 순이었다. 수원시는 공공도서관이 가장 많아도 14억5천만원으로 적은 편이다.

도서관 운영의 핵심인 자료 구입비 예산 부족은 이번 '한강 신드롬'을 만나면서 후폭풍을 맞았다. 도민들이 한강의 저서를 보기 위해 공공도서관을 찾았지만 헛걸음만 한 것이다. 한강의 대표작이자 지난 2016년 부커상을 수상한 스테디셀러 '채식주의자'는 지자체의 보유량에서도 턱없이 부족하다. 용인시 109권, 성남시 76권, 고양시 63권, 수원시 61권, 화성시 55권인데, 한 사람당 14일 대출 기간을 고려하면 1년을 기준으로 용인시민 2천834명, 수원시민 1천586명, 고양시민 1천638명, 성남시민 1천976명, 화성시민 1천430명만이 이 책을 대출받을 수 있다. 인구수 대비 자료구입비가 현저히 낮다 보니, 도서관이 신간 도서·시청각 자료·전자 저널 등을 구비하는 데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한강의 노벨문학상으로 모처럼 독서 열기가 충만하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도 서점과 도서관에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정작 독서의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책을 읽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정부나 지자체는 '한강 신드롬'을 계기로 독서 인프라 구축에 나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