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상 계약' 경기도 준칙 유명무실
근로기준법 미적용 감단직 악용도


경비원 휴게실
경비원들의 임금을 줄이기 위해 휴게시간을 늘리는 업계의 꼼수가 여전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경비원들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 /경인일보DB

경비노동자 고용불안정의 주범인 '3~6개월 단기계약'이 경기도의 제도 개선에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경비노동자 임금을 줄이기 위한 업계의 꼼수도 여전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는 지난해 8월 경기도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을 개정해 경비 용역업체 등과 계약서를 작성할 때 '근로계약을 1년 이상의 기간으로 체결하도록 협조한다'는 내용의 문구를 추가했다. 이는 지난 2022년 기준 도내 경비노동자 중 6개월 이하 단기계약 비율이 49.9%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에 따른 조치다.

하지만 도내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의 단기계약 관행은 바뀌지 않고 있다. 3개월마다 계약서를 다시 쓰고 있다는 성남의 한 아파트 경비원 조모(66)씨는 "계약기간이 짧으니 밉보이면 다음 계약을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진다"고 토로했다.

노동 당국의 '감시·단속 근로자' 승인도 경비노동자의 처우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감시·단속 근로자는 관련법 상 정신·육체적 피로가 적은 감시 업무와 일이 간헐적으로 이뤄지는 단속 업무에 종사하는 이를 말한다.

경비 용역업체가 경비노동자를 채용한 뒤 노동 당국에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 신청서를 제출해 당국이 이를 승인하면 감단직으로 분류된다. 이 경우 하루 8시간의 근로시간 기준과 휴일·휴게에 관한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않는 것은 물론, 휴일·야간 수당 등을 받지 못하고 업체가 휴게시간을 늘리면 임금이 감소한다.

수원의 한 아파트에서 24시간 격일로 근무하는 경비원 박모(72)씨는 "휴게시간이 주간 4시간30분, 야간 5시간으로 하루에만 9시간30분을 쉰다"며 "휴게시간에 온전히 쉬지도 못해 휴게시간을 줄이고 임금을 더 받는 게 낫다"고 털어놨다.

경비업체 측은 경비노동자의 업무능력 확인차 단기계약을 진행하고 수익성 보장을 위한 감단직 승인도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경비노동자들은 엄연한 꼼수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국경비협회 경기지방협회 관계자는 "용역업체는 감단직 승인 후 휴게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임금을 줄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지자체가 업체와 경비노동자의 계약 내용까지 강제할 순 없지만, 준칙 개정과 모범·상생관리단지 선정 평가항목 반영 등을 통해 경비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을 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