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비타민·항산화제, 얼마나 도움될까?

미국 예방의학전문위 "성분 정제 식이보충제, 심혈관질환·암예방 확신 못해"
견과류·씨앗 포함 지중해식단, 일부 암·심장마비·뇌졸중 30% 발생 감소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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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4명은 종합비타민과 프로바이오틱스 등 식이보충제를 복용하고 있다. 50~60대의 경우 3명 중 1명은 3개 이상의 식이보충제를 복용한다. 건강에 관심 많은 고소득층일수록 식이보충제 복용률도 올라간다. 혹시 건강에 대한 걱정으로 '영양제만 먹어도 배부른' 현상을 만들고 있진 않은가.

심혈관질환 또는 암 발생에는 염증과 산화스트레스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항산화 성분은 우리 몸에서 유해한 활성산소를 제거해 세포를 보호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되는 물질이다. 이러한 항산화 성분은 다양한 과일과 채소, 견과류와 씨앗, 통곡물 등에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수의 역학연구에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면 여러 종류의 암, 특히 위암과 대장암 같은 소화기계 암과 유방암, 폐암의 위험을 낮추고, 심장병과 뇌졸중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견과류와 씨앗은 황산화제, 섬유질, 건강한 지방을 함유하고 있어 심혈관 건강을 개선하고 심장병의 위험을 줄인다. 올리브오일과 견과류를 포함한 지중해식 식단을 따르는 사람들에게서는 암발생 위험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있고, 심장마비와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의 발생률도 30% 감소한다.

그렇다면 비타민과 무기질, 기능성 성분들을 정제해 복용하기 편하게 만든 식이보충제는 건강에 도움이 될까. 2022년 미국예방의학전문위원회는 대부분의 비타민, 미네랄, 종합비타민에는 심혈관질환이나 암예방 효과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종합비타민 관련 건강 예후를 조사한 9개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검토한 결과,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사망 위험 감소는 보이지 않았고, 혜택을 충분히 확신하지 못해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베타카로틴 보충제도 심혈관질환이나 암 예방 효과보다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복용을 권하지 않았다. 흡연자나 직업상 석면에 노출되는 사람 등은 폐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비타민 E 보충제는 중등도 수준의 확실성을 갖고 심혈관질환 또는 암 예방에 대한 순혜택이 없어 예방 목적으로 복용을 권장하지 않았다. 이러한 결정을 한 미국예방의학전문위원회의 2022년 발표는 지난 2014년 영양제 개정 권고와 다르지 않았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는 "간혹 항산화제와 종합비타민제를 과다하게 복용하면서 흡연과 음주를 지속하는 분들이 있다"며 "근거가 부족한 항산화제 영양제를 복용하기보다는 근거가 명확한 금연과 절주, 건강 체중 유지,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다"라고 설명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