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대화하며 이동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며 차담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2024.10.21 /연합뉴스

 

지난 21일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회동은 예상대로 아무런 성과를 도출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와의 갈등만 더욱 증폭되는 결과를 낳았다. 지난주 한국갤럽 조사에서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20%로 직전 조사보다 2%포인트 떨어졌고, 부정평가는 70%에 달했다(전국 1천1명 대상, 22~24일 조사). 다른 조사에서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4대 여론조사기관의 전국지표조사 NBS 1천명 설문 22%, 리얼미터 24.1%).

이런 추세라면 지지율 10%대는 시간문제다. 지난주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 이후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을 제안했으나 이내 추경호 원내대표의 반발을 사면서 다시 친윤과 친한이 충돌하고 있다. 국정 투톱과 여당 투톱의 대결 구도가 현재 여권 권력지형의 현주소다.

이대로 가다간 여권 인사들의 말처럼 보수는 공멸하고 말 것이다. 의료 갈등은 이슈에서 사라졌고, 국정개혁 과제들은 아예 의제에서 밀려났다.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여론조사 결과 조작 의혹은 물론 김영선 전 의원의 보좌관이었던 강혜경씨의 국정감사 폭로 등으로 유발된 각종 의혹들은 하나같이 윤 대통령 부부가 연루된 휘발성 강한 사안들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으로 여권을 압박하고 있고,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한 대표와의 회담도 예정되어 있다. 윤 대통령은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며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하겠다"고 말했다. 지금의 국정운영방식을 바꾸지 않겠다는 고집으로 비칠 수밖에 없는 말이다. 대통령의 각오가 국민에 대한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더라도, 국민의 지지율이 20%에 머문다면 국정 추진의 동력이 생길 수가 없다.

대통령실은 획기적인 대안과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특별감찰관은 조사권과 수사권이 없다. 검찰에 감찰 결과를 의뢰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쇄신의 최소한인 이 제도에 대한 친윤 측의 부정적 반응은 이해하기 어렵다. 여당은 야당과 협상을 통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독소조항'을 고치고, 이를 전격적으로 수용하지 않으면 민심의 향배가 어디로 갈지 예측조차 할 수 없다. 대통령 부정평가의 첫째 요인이 '김건희 여사 문제'(한국갤럽 15%)라는 조사 결과를 허투루 봐서는 안 된다. 전면적 국정 쇄신과 획기적 민심 수습만이 보수의 공멸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