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첫 국감 '난장판·역대 최악' 평가속… 경인일보가 본 경인의원 지역현안 성과


김은혜 "오리역 SRT 복복선화·경부고속도 지하화"
국토부 "제5차 국가철도망·주민들 의견 적극 반영"

윤상현·윤후덕·이재강 "대북전단 멈출의지 없나"
통일부, 주민 간담회 수용… "2개 사안 비교 안돼"

김선교 "양평 세미원, 국가정원화 탄력적 운영을"
산림청 "지정요건 재검토 권역별 확충토록 노력"

김용태·박해철 "다문화 학생들 교육의 질 높여야"
교육부 "분산, 많은 지원필요 전략적 정책 필요성"

이용우 "쓰레기 직매립 대다수 지자체 대응 부족"
환경부 "주민 반대땐 고민 공공소각장 설치 촉진"

김교흥 "석탄비축장 조기폐쇄 부지 활용방안 마련"
정부 "예산 요청… 관계기관 협의후 연말부터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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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 속에도 경기·인천 지역 현안의 '시계'는 여지없이 돌아갔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주가조작 의혹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얼룩진 난장판 속에 가려졌지만,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신도시 재건축을 위한 조속한 정부 대응,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등 교통문제, 북한의 오물풍선 피해 대책, 양평 세미원 국가정원화 추진 등 경기도민과 인천시민의 삶의 질 문제가 곳곳에서 제기됐고 나름 성과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인지역 의원들이 올해 국정감사를 통해 지적하고 제언해 얻어낸 성과를 분야별로 정리해 본다. → 편집자 주

■ '남쪽엔 재건축, 북쪽엔 오물풍선'


분당 1기 신도시
1기 신도시 재건축이 시작되면서 국감에서도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사진은 분당 1기 신도시. /경인일보DB


한강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갈라진 경기도의 지형 만큼, 이번 국감에서 지역의 이슈는 크게 갈렸다. 남부권엔 성남 분당, 안양 평촌 등 1기 신도시의 재건축 문제가 집중 제기되는가 하면, 접경지역으로 연결된 북부지역에선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와 대남방송 소음 피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먼저 성남 분당을 지역구인 김은혜 의원은 해당 상임위인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분당 재건축의 경우, 질서 있고 예측 가능한 선도지구 지정을 요구하면서 오리역 SRT 복복선화 제5차(2025년) 국가철도망계획 반영,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통해 서울~분당 간 '쌩쌩 교통망' 구축이 키워드였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답변에서 5차 국가철도망계획 수립 과정에서 SRT 복복선화 5차 국가철도망계획을 반영하고, 이후 오리역 복합개발을 통한 SRT오리역 신설 추진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에 대해서도 단절된 분당의 궁내동, 동원동-정자동을 잇는 상부개발을 위해 용역 결과가 나오면 주민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아울러 경인일보 10월 7일자에 보도한 분당의 낙생신혼희망타운 사전청약자에 대한 피해를 막기 위해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으로부터 지연된 공공 사전청약 단지에 대해 사전청약 시 약속한 본청약 일자를 기준으로 분양가를 산정하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

역시 1기 신도시인 안양평촌의 일부를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민병덕(안양동안갑) 의원은 '주택의 빠른 공급'을 위해 도입됐던 '콘트리트 조립식 PC 공법'이, 그 기술적 한계로 30년이 지난 지금 생활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1기 신도시 재건축 가이드라인을 통해 'PC공법 단지를 재건축 우선단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경기도내 오물풍선
지난 6월부터 경기도내 곳곳에서 북한이 보낸 것으로 보이는 오물풍선이 발견이 되면서 시민들은 불안감을 겪었다. /경인일보DB

대북전단·오물풍선, 대북 확성기·대남 확성기 민원을 제기하며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국민의힘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은 인천과 수도권 일대에 피해를 입히는 오물풍선에 대해 '소프트 테러'라고 지적하는 한편, 북한이 오물풍선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대북전단 살포하는 탈북민 단체에 대해 대승적 결단을 촉구했다.

지역구인 인천시와 수도권 전역을 대상으로 살포되는 오물풍선 피해, 강화군 접경지역 대남방송 소음 피해에 대한 정부 대책을 질타했다. 윤 의원은 상임위 외 활동으로도 미추홀구 신청사 건립 조건부 통과를 위해 해당 상임위에 시급성을 설명했다.

민주당 윤후덕(파주갑) 의원도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따라 접경지역 파주 주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되는 상황을 지적하고 대북전단 살포의 맞불 성격이 짙은 만큼 통일부 장관에게 북한과 '원포인트 협상'을 제안하라고 촉구했다. 또 주민 목소리를 통일부가 흘려듣고 있어 대북전단 파주 간담회를 다시 개최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이재강(의정부을) 의원은 대북전단 살포 및 옹호 단체에게 통일부가 포상한 사실을 드러내고 통일부가 대북전단을 멈춰 세울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 같은 의원들의 지적에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파주 주민간담회 요청을 수용했을 뿐, "오물풍선과 대북전단을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피력했다.

■ 양평 세미원 국가정원화 추진 탄력 받나


양평 세미원
이번 국감을 통해 양평 세미원 국가정원화 추진이 본궤도에 오를 계기가 마련됐다. /경인일보DB

호남권의 순천만국가공원처럼, 양평 세미원의 국가정원화 추진도 본궤도에 오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김선교(여주·양평) 의원이 추진한 국가정원화 사업은 국가정원의 승인요건인 면적기준(30ha)을 충족하기 어려웠으나 김 의원이 이번 국감에서 수도권은 이중 삼중 중첩 규제를 겪고 있는데다, 지방의 순천만처럼 규모를 맞추기 어려운 현실을 강조하며,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탄력적 운영을 요구했다.

이에 산림청은 서면답변을 통해 "국가정원의 지정요건을 재검토하고, 인구수, 정원 수요, 지역 안배 등 권역별 균형 있는 국가 정원이 확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경기·인천 다문화 학생 교육의 질 높여야


경기도내 다문화 학생
다문화 학생을 위한 교육 환경 개선 및 환경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국감에서도 나왔다. 사진은 경기도내 다문화 학생이 수업을 듣는 모습. /경인일보DB

국민의힘 김용태(포천 가평) 의원이 공개한 다문화 학생 현황에 따르면 경기도가 5만3천명(인천 1만3천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27.8%를 차지했고, 도내 다문화 학생 밀집학교는 총 52개이며, 그중 43개 초등학교가 안산·시흥·평택·포천·부천 순으로 나타났다.

여당 최연소인 김 의원은 "다문화 학생 수의 증가율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니, 기존 내국인 학생들과 다문화 학생들이 함께 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포천 다문화 국제학교 설립 및 교육국제화특구 지정을 위한 제도 및 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민주당 박해철(안산 병) 의원도 다문화학교 유치에 나서서 긍정적 답변을 얻었다. 박 의원은 안산시민 14%가 외국인이라 충북 제천 소재 '다솜학교'를 안산에 유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 한국폴리텍대학이 긍정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다문화 학생을 분산하려면 많은 지원이 필요한 만큼, 지금 단계에서는 전략적인 정책 집행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 단골메뉴 '교통 국감' 어김없이 등장


출퇴근 시간대 혼잡을 빚는 경강선
경기 동부권 국회원들이 출퇴근 시간대 혼잡을 빚는 경강선 승객 안전을 위한 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사진은 경강선 모습. /경인일보DB

수도권 주민들에게 '교통' 이슈는 빼놓을 수 없는 현안이다.

민주당 김주영(김포갑) 의원은 고촌 신곡축구장 조성 사업으로 더 극심해질 주차난 문제를 짚고, 한강유역환경청을 향해 인근 하천 구역을 활용해 주차 공간을 확보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한강유역환경청은 관련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의원실은 하천 주차장 조성 사업을 위한 법적 검토에 돌입할 예정이다.

의왕·과천을 지역구로 둔 같은 당 이소영 의원은 "4호선 과천역에 '급행열차' 도입을 요구, 대피선로 건설을 위한 타당성 용역을 정부 당국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이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만큼 일반열차 2대를 추가 구매해 조기에 투입할 것을 주문했다.

동부권의 인구 급증 지역인 광주도 출퇴근 교통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안태준(광주을) 의원은 경강선이 연평균 15%씩 이용객이 늘고 있다며, 출퇴근 시간대 안전을 위해 대책을 수립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한국철도공사는 출퇴근 시간대 혼잡도 완화 대책 수립을 약속했다.

이상식(용인갑) 의원은 반도체 클러스터로 직결되는 철도망 부재를 문제 제기했다. 경기 광주~용인 남사로 연결되는 경강선의 조기 추진, GTX-A노선(동탄~성남~수서~삼성~서울역~파주 운정 노선)의 지선으로 단지와 강남·수서 직결 등을 제안했다.

■ '쓰레기 직매립' '중고차 야적장', 곳곳에서 터져나온 인천시 생활민원


인천내 쓰레기 매립지
2026년부터 시행될 수도권 쓰레기 직매립 시행에 대한 지자체 대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사진은 인천내 쓰레기 매립지. /경인일보DB

더불어민주당 이훈기(인천 남동을) 의원은 국감기간 시민들과 함께 인천시의 5G 속도와 정부품질 측정치를 비교한 결과, 전국 광역지역 중 5G 다운로드 전송속도 1위인 인천지역 대다수 시민들이 그에 맞는 통신품질과 서비스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부의 통신품질 측정 정책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고, 이에 과학기술부는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당 허종식(인천 동미추홀갑) 의원은 연수구 중고차수출단지가 대한민국 중고차 수출의 최적지이자 향후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까지 이어질 곳인데도, '야적장'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며 수출단지 이전 과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국내 중고차 수출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용우(인천 서을) 의원은 2026년부터 시행될 수도권 쓰레기 직매립 금지 정책 시행에도 대다수 지자체의 대응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일부 지자체의 생활폐기물이 또 다른 타 지역에 위치한 민간 소각장을 이용해 처리되고 있으나 해당 지자체는 파악도 못하고 있다는 경인일보(10월 8일자 1·3면) 보도를 집중 질의했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지역 인근 주민이 반대해야 할 때,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할지 방안을 고민하겠다"면서 "공공소각장 설치를 촉진시키겠다"고 답했다.

김교흥(인천 서갑) 의원은 17일 한국석유공사 국감에서 수도권 유일의 석탄비축장 조기 폐쇄 및 해당 부지 활용계획 마련 등을 요구했다. 정부 측 관계자는 "비축탄 방출을 위한 예산을 요청했고, 관계기관 협의 후 올해 말부터 인천 비축탄 방출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또 "비축탄 방출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석탄공사, 인천시 등이 함께 활용계획을 논의하고 해당 부지를 구민체육관이나 대규모 공원녹지로 조성해 주민들에게 돌려줄 필요가 있다"고 향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 테이터센터, 수원회생법원, 국가어항·내수면 어종 축제 민원도


경기도내 건설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주민 반대에 부딪히고 있는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국감에서 제기됐다. 사진은 경기도내 건설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경인일보DB

이밖에 김포을 박상혁 의원은 김포시 구래동 주민반대에 부딪히고 있는 데이터센터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 사전 주민소통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고,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김승원(수원갑)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수원회생법원 설치에 조력했던 만큼, 이번에도 회생법원의 안착을 살폈다.

또 국가어항계획을 세우고 예산도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 송옥주(화성갑) 의원은 전곡·제부항이 국가어항을 위한 예비대상항에 선정됐으나 정작 해당 사업 추진을 위한 타당성 용역비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누락된 것을 꼬집었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재정당국을 설득하고 예산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남한강과 북한강을 끼고 있는 여주·양평 지역구의 김선교 의원이 내수면 어종을 매개로 한 지역축제 확대 및 지역 산업과의 연계성 강화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해수부는 "내수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속가능한 어업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정의종·권순정·오수진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