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의 이동권이 열악한 현실에서 장애인콜택시는 그나마 단비와 같은 특별교통수단이다. 하지만 심야시간에는 주간에 비해 운행 대수가 대폭 줄어 이용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지자체는 수요 자체가 적기 때문이라는 입장이지만, 장애인들의 얘기는 다르다. 심야 운행 차량이 적어 아예 예약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장애인콜택시는 1·2급 지체·뇌병변 장애인과 기타 1·2급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다. 도내 31개 시·군에선 통상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심야에도 장애인콜택시를 운영하지만 지자체별로 심야 운행 대수는 제각각이다. 수원시는 총 90대 중 심야에는 6대만 운행한다. 성남시는 84대 중 4대, 용인시는 76대 중 4대, 화성시는 68대 중 3대만 이용이 가능하다. 김포·파주 등 17곳은 1대 밖에 없고, 도내 통틀어 59대뿐이다. 낮에도 콜택시를 타려면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데 심야에는 엄두조차 못 낸다. 실제로 직장에서 야근 후 퇴근할 때면 "3시간 이상 기다리라"는 콜센터의 안내를 받고, 경미한 교통사고로 병원 치료를 받은 뒤 귀가할 방법이 없어 난감했다는 현장의 불만이 하늘을 찌른다.
심야 장애인콜택시 이용이 더 느리고 답답한 이유가 있다. 일부 지자체에선 심야 장애인콜택시 운전기사가 예약 접수 업무까지 도맡고 있기 때문이다. 심야 장애인콜택시가 1대뿐인 지자체의 경우는 운전기사의 운행이 종료될 때까지 예약조차 하기 어려운 이유다. 기사가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고서야 이용자에 회신해서 접수하는 방식이다. 다행히 개선될 여지는 있다. 경기도 광역이동지원센터가 장애인콜택시 서비스를 통합 운영키로 하면서 오는 12월부터 24시간 통합 접수가 이뤄진다. 하지만 콜센터 근무 직원이 4명뿐이라 31개 시군 전체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장애인콜택시의 법정 대수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및 시행규칙'에 따라 보행 중증장애인 150명당 1대로 규정하고 있다. 도내 보행 중증장애인은 약 16만명(2023년 말 기준)에 장애인콜택시 운영 대수가 1천200여 대이니 법정 대수를 상회한다. 주간은 물론 심야시간의 정확한 수요 조사로 운행 차량을 늘리는 등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한다. 접수 체계도 빈틈없이 점검해 이용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해야 한다. 장애인 이동권은 역지사지가 필요한 기본 복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