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서 10마리 유기, 일부 브루셀라
방역당국 보고 없어, 7마리 미등록
동물보호단체 "업자·수분양자 고발"
수원에서 불법 유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10마리의 반려견 중 일부가 브루셀라균에 감염돼 살처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지만, 관련 고발이나 수사는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불법 유기를 의심받는 당사자와 그에게 등록도 안 된 반려견들을 무상으로 넘겼다는 반려동물 분양업자 등의 혐의를 입증할 근거 확보가 어려울 수 있어서다.
30일 수원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수원시반려동물센터(이하 센터)는 지난 21일 한 동물보호단체로부터 '브루셀라에 감염된 푸들 10마리가 불법 유기됐다'는 취지의 제보를 받았다. 화성시의 한 반려동물 분양업자 A씨로부터 10마리의 4~8세 푸들을 무상으로 분양받은 B씨가 수원시 광교산 일대에 이를 모두 유기했다는 게 골자다.
해당 10마리는 이미 유기됐고, B씨가 추가로 A씨에게 분양 받으려던 8~10마리는 A씨와의 접선 예상 장소와 시간을 미리 파악한 한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적발돼 이를 막았다는 것도 제보 내용이다.
그런데 경인일보 취재 결과 제보 속 10마리의 푸들 중 센터가 확인한 7마리는 모두 미등록 반려동물이었다. 게다가 브루셀라 등 감염병 사실이 확인되면 방역 당국에 즉시 보고해야 하는데 그런 이력은 없었다. 또 동물의 유기 행위는 그 자체가 불법이다.
이에 A씨와 B씨의 행위에 각각 반려동물 불법분양 및 가축질병 방역조치위반, 동물 유기 등 불법 소지가 있지만 경찰 수사로 이어져 규명되고 형사처벌까지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당 동물보호단체가 A씨의 1차 유기 시도 장면을 포착해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해당 건으로 수원, 화성 관내에 조사 중인 것은 없다"고 했다. 다만 수원중부경찰서의 경우 기존 수사 중이던 반려견 유기 사건과의 연관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분양업자도 아닌 개인에게 반려견 10마리를 분양하는 것부터 일반적이지 않다"며 "분양된 푸들이 모두 노령으로 상품가치가 없어 유기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김준석·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