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한민국 의무경찰 마지막 기수 1142기입니다"
전국에서 모인 의무경찰 1142기 대원들은 지난 14일 서울에서 합동 전역식을 치렀다.
전역식에 참석했던 백종혁(21) 수경은 관련 영상을 시청하며 의경 제도가 사라지는 것에 아쉬운 감정이 들었다. 백 수경은 "소속됐던 곳이 없어진다 하니 아쉽다. 전역해서도 동기들과 또 모일 기회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1142기는 의경의 마지막 기수다. 이들은 선발을 거쳐 지난 2021년 말 입대했다. 전국 7개 의경 중대 소속 208명의 대원은 오는 5월 17일 공식 전역하고, 동시에 의무경찰 자체도 4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982년 경찰력을 충당하기 위해 도입된 의무경찰제도는 경찰의 치안 업무 보조 등 각종 임무를 수행해 왔다. 하지만 지난 2017년 '의무경찰 단계적 감축 및 경찰 인력 증원 방안'이 국정과제로 확정되며 2018년부터 의무 경찰 인원이 매년 20%씩 감축됐다.
이들은 1142기를 '특별한 기수'라고 부른다. 후임을 받지 못한 데다 의경 폐지가 결정된 이후 타 부대에서 인원 감축 등으로 한 곳으로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과천서 방범순찰대도 이곳으로 처음 배치된 인원에 더해 수원, 성남 등 도내 다양한 의경 부대에서 모인 인원들로 구성돼 있다.
의경 폐지를 한 달여 앞둔 지금 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지난 16일 찾은 과천경찰서 경비교통과 방범순찰대에서는 대원들이 주말을 맞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대원들은 주로 운동을 하거나 빨래를 하는 등 개인 정비를 한다. 전역을 앞두고 복학 등 계획을 짜기도 한다. 행정반에서는 소대장 등 간부들이 부대 해체 작업을 하고 있었다. 비어 있는 몇몇 생활관과 문서 정리로 어수선한 행정반 모습이 의경이 곧 없어진다는 것을 실감케 했다.
행정소대장으로서 대원들을 관리하고 있는 김형진(25) 경위는 "최근엔 문서정리 등 부대 해체 작업을 하고 있다. 임용 전부터 의경이 폐지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시원섭섭한 감정이 남는다. 대원들이 마지막까지 건강하게 전역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피지 않은 무궁화 꽃봉오리 계급을 더는 볼 수 없게 됐지만, 41년 간 의경을 거쳐 간 수많은 사람처럼 이들도 어엿한 사회인으로 피어나길 바라본다.
글·사진/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