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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호' 선장 김원중씨가 선장실에서 항해하며 갑판을 바라보고 있다.

아직 해가 완전히 뜨기 전인 이른 새벽 인천 중구 왕산해수욕장 너머 있는 조그마한 항구 왕산항을 찾았다.

그곳에서 7t급 연안통발어선 '보성호'의 선장 김원중씨와 선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대해에서 끌어올리는 통발… 이번에는 어떤 수산물이 들었을까
오늘도 만선 꿈꾸며… 4명 선원 바쁜 움직임
갓 잡은 생선으로 음식을… 든든한 한끼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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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해가 떠오르자 갑판에서 한 선원이 미끼를 넣기 위해 통발을 옮기고 있다.

김원중씨는 1995년생, 28살로 바닷바람을 맞은 지 올해로 7년째가 된 베테랑 어업인이다. 횟집을 운영하는 어머니 곁에서 자연스럽게 어업에 관심을 가진 김 선장은 22살이 되던 해 겨울 새우잡이 배에서 첫 바다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선원으로 선상 경험을 쌓은 뒤 선장이 되겠노라고 다짐했다.

농어촌 인구가 고령화된 상황에서 김 선장은 "직장생활보다는 어업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대학을 자퇴한 뒤 소형선박 조종면허, 동력기계정비기능사는 물론 중장비 관련 자격증 공부를 하며 선장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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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선원이 잡아 올린 소라를 대야에 넣고 있다.

보성호는 꽃게, 낙지, 소라를 주로 잡아올리는 통발잡이 배다. 통발은 안에 미끼를 넣고 바다에 던져 수산물을 잡는 그물의 한 종류다. 수십 개의 통발과 닻, 부표를 밧줄로 한 번에 묶은 것을 '틀'이라고 하는데, 보성호 같은 소형 선박도 드넓은 바다에서 20틀 이상의 통발을 관리한다.

출항한 지 30여 분이 지나자 첫 포인트에 도착하고 갑판이 분주해진다. 갑판장이 양망기에 통발의 밧줄을 걸자 이윽고 수산물이 들어 있는 수십 개의 통발이 걸려 올라온다. 4명의 선원은 혼연일체가 되어 잡힌 수산물을 분류하고 통발에 미끼를 넣어 다시 바다에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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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판장이 신호에 맞춰 통발을 끌어 올리고 있다.

다른 포인트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선원들의 표정이 심각해지고 선장이 급하게 양망기의 스위치를 내린다. 어찌 된 영문인지 묻자 김 선장은 '사고'라고 말했다. 사고란 통발이 바다 쓰레기 등에 묶여 건져 올릴 수가 없는 상태를 뜻한다. 이는 어업 선박들이 버린 t단위의 폐그물 등 해양 쓰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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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 중인 보성호 갑판에서 선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김 선장은 "바다에 쓰레기가 너무 많다. 통발 안에 플라스틱 페트병 등 쓰레기만 들어 있을 때도 있다. 건져 올린 폐그물을 뭍에 가져가 직접 처리하기도 했지만, 최근엔 그 양이 너무 늘어 손쓸 수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조업 중 세 차례 더 통발 걸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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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중 선장(왼쪽)과 선원들이 배 위에서 갓 잡은 생선으로 만든 음식을 먹고 있다.

김 선장은 "이상고온과 쓰레기 등 바다가 생물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돼가는 것 같다. 돌게의 경우 재작년보다 어획량이 10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며 바다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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