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 쌀 페트병·전단 등 北 정권 찔러
"방송 중단 요구"… 강화군도 같은 입장
野 지자체장인 경기는 적극 조치 '온도차'
60대 주민 "北 자극 아무도 원치 않는다"
남북 간의 긴장 수위가 연일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강화군 등 인천 접경지역 주민들의 혹시나 하는 불안의 수위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인천 접경지역 주민들은 남한 민간단체가 북한에 보내는 전단과 쌀 페트(PET)병 등이 북한 정권을 자극하는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북을 자극하는 일들이 중단되길 바라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경기도는 김포·파주·연천 지역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하고 대북전단을 보내는 행위에 대한 단속에 나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3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김포·파주·연천 등 접경지역 지자체에서 도청 소속 특사경과 시·군 공무원 등이 함께 대북전단 북송 주요 지점에 대한 순찰에 나서고 있다.
순찰은 주·야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해당 지역 경찰도 공조한다. 다행히 아직 적발된 사례는 없었지만 특사경은 신고가 들어오면 언제든지 현장으로 출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야당 소속 자치단체장이 중앙 정부의 조치와 별개로 지방자치단체 역할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조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인천시의 대응은 경기도와 차이가 있다. 행정안전부·국방부 등과 공조하겠다는 것이 입장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정부 부처와 소통하며 정부 방침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면서 "대북전단·대북방송 중단 등의 주민 요구가 있다는 점을 관계기관에 전달했다. 이에 대한 답변과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 소속 자치단체장인 만큼 정부와 행동을 맞춰가고 있다. 북을 자극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경기도와 피해자 지원에 초점을 두는 인천시의 조치에 '온도차'가 있다. 강화군의 대응도 인천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러는 사이 탈북자 단체들의 접경지역에서의 쌀 페트병과 전단 북송 등은 이어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모두 22차례 쌀 페트병을 보냈고, 확인되지 않은 단체에 의해 풍선을 통해 대북전단을 보내려는 시도도 1차례 확인됐다. 풍선을 이용한 남한 접경지역에서의 전단 북송은 최근 10년 동안 75건, 올해에만 10차례가 확인된다. → 표 참조
인천시의 미온적인 대응에 접경지역 주민들의 염려는 커져만 가고 있다. 강화도 송해면에 거주하는 한 60대 주민은 "북한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두려움, 걱정이다. 주민들은 북한을 자극하는 것을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