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위험에 결원율 높은 지역
경기도 공립 2개교 위탁운영해
비정규직연대, 도교육청에 목청

 

급식실 노동자
화성의 한 고교의 급식실 노동자 외주 위탁 추진으로 급식실 근무환경 개선 책임이 경기도교육청이 아닌 외주업체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도내 한 학교 조리실 모습. /경인일보DB

화성의 한 고등학교가 내년부터 급식실 노동자 고용 업무의 외주 위탁을 추진키로 한 것을 두고, 급식실 노동자들은 근무환경 개선에 관한 책임 역시 경기도교육청에서 외주업체로 넘어가게 될 것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31일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화성시 남양읍의 A고교는 내년부터 급식실 인력을 용역업체에 위탁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지난달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 지난 2022년 9월부터 교내 시설공사로 인해 위탁 급식을 진행해 온 A고교는 공사가 끝나는 내년부터 급식을 학교 직영으로 재개하고 기존 도교육청의 직접 고용 방식 대신 외부 위탁을 통해 급식실 노동자를 수급하겠다는 것이다.

A고교는 인력난으로 인한 안정적인 급식 운영의 어려움을 이유로 들고 있다. 급식실 노동자들은 산업재해의 위험성과 강한 노동 강도로 결원율이 높은데, 특히 A고교가 속한 화성시 남양읍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게 이유다. 실제 지난 3·4월 기준 화성·오산 지역의 조리실무사 결원율은 각각 3·4%인데, 남양읍(8개교)의 경우 7·11%에 달한다.

하지만 급식실 노동자들이 속한 경기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위탁 운영이 보편화될 경우 도교육청이 급식실 근무환경 개선의 책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현재 도내 공립학교 중 인력 고용 업무를 위탁한 곳은 단 2곳(성남·용인)에 그친다.

한광수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정책국장은 "급식실 결원 사태는 폐암 등의 산재 위험과 낮은 임금, 높은 배치기준에 따른 강한 노동 강도가 누적된 결과"라며 "결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도교육청이 나서서 안전한 일터로 만들어야 하는데, 사실상 외부 위탁을 허용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관련법에 따라 고등학교는 학교운영위 심의 후 학교장이 결정하면 급식실 고용 업무를 위탁할 수 있다"면서도 "단체협약에 따라 노조와 업무 위탁 여부 등의 내용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