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텃밭 TK서도 급속 추락 '충격'
정진석 "이달말께 입장표명 검토"
당내 "땜질식 아닌 근본 재정비를"
韓, 용산 물밑접촉 수위 조절할듯
윤석열 대통령의 집권 3년차 지지율이 20%선을 붕괴한 여론조사가 잇따라 나오자 대통령실과 여권 내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이달 하순께 대국민 소통을 통해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지만 시기와 내용, 국정쇄신의 의지 등에 대한 변수가 많아 결과가 주목된다.
이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회동에서 김 여사에 대한 거취 문제와 국정 동력을 살리기 위한 전방위 쇄신을 위해 물밑 건의에 나섰으며, 당내 동요도 심상치 않아 여권 내부의 지각 변동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3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정 지지율이 마지노선인 20% 아래로 떨어졌다는 위기감에 빠졌다. 문화일보가 의뢰한 조사(엠브레인퍼블릭, 지난달 27∼28일)에서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17%(부정평가 78%, 모름 5%)까지 떨어졌고,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의 여론조사(10월 29~31일까지)를 보면 응답자의 19%(부정평가 72%)만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 통화 내용이 공개되기 전에 실시됐고, 심지어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도 급속히 추락하는 것으로 드러나 여권 내부에 충격이 크다.
이에 대통령실은 기자회견이나, 국민과 타운홀 미팅이든 어떤 형태로든 이달 중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정진석 비서실장이 지난 1일 국정감사 답변에서 발표한 바 있다.
정 비서실장은 임기 반환점인 오는 10일을 언급하며 "기자회견부터 국민과의 대화, 타운홀 미팅까지 다양한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시기와 관련, 이번 달 중순 남미 순방을 다녀와서 다양한 의견을 모은 뒤 이달 말께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대국민 소통을 넘어 전면 쇄신을 향한 여권 내부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당초 이번 주 중 예정된 제2 부속실 개소식도 잠정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미, 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의 일정과 메시지 등을 관리할 제2부속실을 준비하고, 이번 주 공식 출범할 예정이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땜질식 처방이 아닌 근본적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인사 카드를 국면 전환으로 사용할지 미지수인 데다, 이번 달말까지 어떤 변수가 나올지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침묵 중인 한동훈 대표는 이르면 4일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민심의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여러 난제에 대한 여당 차원의 선제적 해법을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한 대표는 야권의 공세에 눌려 섣불리 움직이면 여권내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확산에 따라 용산(대통령실)과 물밑 교류를 벌이며 수위를 조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한 대표가 제시한 대통령 친인척 감시를 위한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 문제는 '김 여사 정국' 돌파의 첫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안철수(성남 분당갑)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기 공천개입 논란, 김 여사 문제, 지지율 10%대 추락을 언급하며 "국민께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의원은 공천개입 논란에 대해 "'공무원 신분이 아니다'라는 대통령실의 답변이 궁색하다"고 비판했고, "임기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대통령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한 것은 매우 엄중한 위기"라고 꼬집었다. 김 여사 문제에 대해서는 '특단의 선제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