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센터 A대표 '중개업법' 위반
인터넷 카페 등 운영하며 광고글
"예식중 찾아와 수백만원 달라해"
A대표 "물가 반영 평균시세 수준"
국제결혼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운영 중인 한 단체의 대표가 뒤로는 국제결혼 광고를 통해 직접 중개까지 뛰어든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심지어 이 대표는 중개업체로 등록조차 돼 있지 않았음에도 이 같은 행위를 일삼다 적발돼 수차례 벌금까지 받았으며, 실제 중개를 받은 자들의 금전적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3일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따르면 국제결혼 피해자 지원센터 대표 A씨는 결혼중개업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5월과 10월 벌금 200만원과 50만원(약식명령)을 각각 선고받았다. 국제결혼중개업으로 등록하지 않고 단체의 플랫폼을 활용해 중개 광고를 벌인 혐의다.
구체적으로 A씨는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우즈베키스탄 20대 여성 한국남성과 이혼 후, 새로운 배우자 남성 찾아요'와 같은 제목의 게시글을 9차례에 걸쳐 유튜브와 카페 등 온라인에 올렸다.
A씨는 지난 2006년 국제결혼 피해자를 지원하는 센터를 만든 뒤 대표로 활동하며 국제결혼 과정에서 중개업체에 돈을 떼이거나 결혼한 여성들이 도망가는 등 피해를 입은 자들을 돕는 일을 해 왔다. 현재 A씨가 운영하는 센터의 인터넷 카페 회원 수는 1만6천여 명에 달한다.
앞서 베트남 여성과의 결혼 과정에서 한 중개업체로부터 피해를 겪은 B씨는 구제 방법을 찾던 중 유튜브를 통해 발견한 A씨의 센터를 찾았다. B씨는 A씨로부터 중개업체와의 소송 과정에 필요한 소장 작성 등의 도움을 받았다. 이후 A씨는 우즈베키스탄 여성과의 결혼을 추진해 주겠다고 제안했고, 거절할 수 없었던 B씨는 소개를 받고 결혼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처음 2천200만원으로 계약했던 금액은 3천700만원까지 올랐다는 게 B씨의 주장이다.
B씨는 "결혼식을 올리는 도중 찾아온 경찰에게 뇌물을 줬다면서 400만원을 달라고 하는 등 금액이 계속 더해졌고, 혼인 관계가 끝난 이후에도 잊으라면서 새로운 사람을 소개해주기 시작했다"며 "오랜 기간 국제결혼 피해자들을 돕는 척하며 쌓아 온 명성을 활용해 결국 돈만 쫓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A씨는 "수년 동안 피해자들을 만나면서 쌓인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피해자들도 다시 결혼을 하는 게 더 좋은 방향이라 생각했고, 법 위반인 걸 알고도 광고 영상을 올렸다"며 "B씨와 계약 당시 물가 등을 고려하지 못해 금액이 올랐고 최종 금액도 평균 시세 수준이었을 뿐 별도로 챙긴 건 없다"고 해명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