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선 어느쪽 진짜인지 혼란
남산돈까스·공화춘 등 사례 여럿
'지역브랜드 보호' 지자체 나서야
포천의 유명 약과를 두고 브랜드 대표와 제조 장인간 원조 논쟁(11월12일자 7면 보도=달콤한 약과, 씁쓸한 동업… 갈라선 뒤 '원조' 공방)이 불붙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반복되는 인기 상품의 원조 논쟁이 이어지자 일각에선 지역 브랜드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지자체에서 먼저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8월부터 시작된 포천의 명물 약과를 둘러싸고 해당 약과를 22년간 만들어온 '장인한과'의 대표 A씨와 그에게 약과를 납품받아 지난 2022년부터 유통하기 시작한 약과 브랜드 '장인 더'의 대표 B씨 간 원조 논쟁이 소송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B씨는 '장인한과'가 위생 문제로 식약처의 규제를 받았고, 이로 인해 해당 브랜드 약과의 찹쌀 함유량 15%를 지키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계약을 해지했다. 이어 자신이 직접 원조 약과를 그대로 제조해서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즉각 반발했다. B씨가 주장하는 찹쌀 함유량 15%는 약과의 품질과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A씨는 "찹쌀 함유량은 계절적 요인 등 여러 변수에 따라 조정하는 것이지 항상 일정하게 15%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러한 주장을 하는 것부터 B씨가 해당 약과에 대한 제조 기술 이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논쟁이 지속되자 온라인 등지에는 양측의 주장 중 어떤 것이 진짜인지 헷갈린다는 게시글이 올라오며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역 명물이 브랜드화되며 유명해지면 이를 두고 한 때 동업자 혹은 지인 관계였던 이들의 원조 논쟁이 벌어지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21년 서울시 중구에선 '남산돈까스'라는 상호명을 두고 건물주와 임차인 간 분쟁이 있었다.
1992년부터 임차인이 운영한 '남산돈까스'라는 상호가 유명해지자 건물주가 그를 내쫓고 남산돈까스라는 상호를 쓰며 프랜차이즈 브랜드화 시켰다. 이후 여론이 임차인 쪽의 손을 들어주자 해당 브랜드는 1992년부터 시작했다는 홍보 문구를 삭제했다.
지난 2019년엔 인천 차이나타운의 '공화춘'이라는 상호명을 두고 옛 공화춘 창업주의 손녀와 현 공화춘 대표의 원조 논쟁도 이어졌다.
반복되는 원조 논쟁에 전문가들은 지역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원조 논쟁이 반복될수록 소비자들의 호감도는 떨어져 결국은 공멸한다"며 "지역 명물 상품으로 주목받는 만큼 지자체 차원에서 이러한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업주를 대상으로 상표권 등록 등 안전장치를 마련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훈·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