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손목시계를 집에 놓고 온 수험생에게 자신이 차고 있던 시계를 풀어 빌려준 국회의원 보좌진의 사연이 알려져 따스함을 자아내고 있다.
14일 안산지역 학부모 이모(50)씨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오전 7시30분께 수험생인 자녀 A양을 수능시험장인 안산 단원고에 바래다주고 15분 뒤 A양으로부터 “엄마 나 시계를 못 가져왔어”라는 내용의 다급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집으로 향하던 이씨는 차를 돌려 시험장 인근 편의점 여러 곳에서 아날로그 시계가 있는지 수소문했지만 구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씨는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시험장 주변에 응원차 마련된 학부모 천막을 찾아 “남는 시계가 있다면 빌려주시면 좋겠습니다”라며 호소했지만 시계를 빌릴 수 없었다.
그렇게 낙심하던 차에 이씨에게 멀리서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현(안산 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손목에 아날로그 시계를 찬 수행비서의 모습을 확인한 뒤 “이 시계를 빌려 가시고, 시험이 끝나면 돌려주시라”는 말을 이씨에게 급하게 건넸다.
김 의원, 수행비서 등 다른 보좌진들과 함께 안산지역 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찾은 학교에서, 보좌진 중 유일하게 아날로그 시계를 차고 있던 수행비서의 양해를 구하고 김 의원이 시계를 학부모에게 빌려준 것이다.
이씨는 보좌진들의 이 같은 도움으로 시험관리관을 통해 A양에게 시계를 무사히 전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절망에 빠진 상황에서 ‘귀인’을 만난 것 같다”며 “당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겨를이 없어서 이렇게 알리게 됐다”고 했다.
김 의원 보좌진은 경인일보에 “김현 의원, 보좌진들과 함께 수능 응원 인사를 드리던 와중에 시계를 급히 찾고 있다는 목소리를 듣고 김 의원이 수행비서의 양해를 구하고 빌려드린 일”이라며 “비서에게 시계가 있어 다행이었고,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