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 행동의 날’에 참가해 발언하고 있다. 2024.11.16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 행동의 날’에 참가해 발언하고 있다. 2024.11.16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심 판결 이후 16일 첫 주말 집회에서 이 대표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결코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두 손 함께 꼭 잡고 제대로 된 세상, 제대로 된 이 나라를 위해서 함께 싸워나가자”라고 했다. 전날 법원이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이후 첫 공식 발언으로 볼 수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미친 정권의 미친 판결”이라며 비판 수위를 더 높였다. 그는 “민심의 법정에서, 역사의 법정에서 이재명은 무죄”라고 했다. 보수단체는 맞불 집회를 열며 이를 비난했다.

이 대표 1심 선고 이후 민주당은 예상대로 거친 비난을 쏟아내며 ‘이재명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법원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은 아직 2심과 최종심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재판부에 대한 압박으로 보이기에 충분하다. 민주당은 이미 재판 전부터 당 주최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어왔다. 지난 주말이 세 번째다. 명분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비난하고, 김건희 여사 특검을 주장하며 정권퇴진을 요구한다는 것이지만 이 대표 재판을 의식한 ‘방탄 집회’의 성격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사법의 정치화’가 이미 법원 일각에 존재하는 현상임을 일부 인정한다 하더라도 이 대표와 민주당이 보이는 행태는 공당이 노골적으로 법원 판결에 불복하는 모습으로 비친다. 이는 헌법적 질서의 일각인 민주적 공당의 모습이라고 할 수 없다. 앞으로 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 공세와 윤 정권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보이고, 이에 대한 보수진영의 대응도 최고 수위로 높아질 것이다.

윤 대통령 부부 역시 사법 이슈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할 수 없는 상황과 맞물리며 정치가 사법에 의해 좌우되는 게 지금의 정치 현실이다. 이러한 때일수록 여야 모두 사법당국을 이용하거나 재판부 겁박으로 비칠 수 있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우선 민주당은 이 대표 1심 선고 결과를 수용하고, 항소심에 차분하게 대응하는 게 순리다. 국민의힘 역시 ‘25일 열릴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유죄가 예상되며 더 무거운 판결을 받게 될 것’이라는 등의 발언은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 정치를 더욱 극단으로 몰아갈 거 같아 심히 우려스럽다. 여야는 차분하게 재판부의 결과를 지켜보고, 진영 간의 극단 대치를 부추겨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