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9 구급대원의 응급환자 구호 활동이 ‘극한직업’으로 변했다고 한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의 절반 가까운 구급차가 3인이 아닌 2인 체제로 운영 중이라니 그렇다. 응급실 이송 시 구급대원 1명이 운전대를 잡으면, 다른 한 명이 응급환자를 담당하며 사투를 벌이는 것이다. 의정 갈등 장기화로 응급실 뺑뺑이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119 구급대원들의 응급조치 활동마저 위태롭다면 환자들도 불안하다.
구급차 3인 탑승제 원칙은 지난 1996년 소방력 기준에 관한 규칙 중 ‘소방장비별 운전 및 조작요원 등의 배치기준’에 따라 명문화됐다. 구급차에 탑승하는 대원 3명 중 1명은 운전을 담당하고, 2명은 환자에 대한 구호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전국에서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경기도 내 구급차의 3인 탑승률은 전국 최저 수준이다. 올 9월 기준 52.7%로, 전체 구급차 258대 중 136대만 3명이 출동한다. 전국 평균 87.8%(6월 기준)에 훨씬 못미친다. 경기소방의 구급차 3인 탑승률은 2021년 39.6%, 2022년 60.6%, 2023년 68.9%로 상승세를 보이다가 올들어 급락했다.
2인 체제가 늘어난 이유는 인구 급증으로 구급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소방 구급 인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인구는 지난 2020년 1천342만여명에서 올 6월 기준 1천366만여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경기소방은 지난 2020년 67만5천950건 출동·42만3천676건 이송, 지난해에는 84만6천565건 출동·47만6천444건 이송을 기록했다. 3년만에 출동은 17만615건, 이송은 5만2천768건이나 급증했다.
도소방재난본부는 신도시 등에 신규 119안전센터를 열고 구급차 증차 등 인프라 확충에 나섰으나, 이에 운용할 구급대원 인력 충원은 부진했다. 현 정부의 공무원 정원 동결 탓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경기소방의 구급대원 정원은 2천372명이지만, 9월말 현원은 2천289명으로 83명 부족한 상태다. 자연히 구급차 3인 탑승률은 떨어졌고 구급대원들의 2인 출동 부담감은 커졌다.
경기도는 구급 수요도, 출동 건수도 가장 많다. 소방조직은 커지고 있는데 공무원 임용은 막혀있다. 각 지역의 특성과 사정을 고려한 정원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 구급차의 응급 대응은 환자의 골든타임과 직결된다. 국민의 생명보다 우선인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