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낮없이 주민 찾아가 20년을 설득했더랬지요. 완공식날, 관계자들끼리 얼싸 안고 우는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만큼 화장장 하나 들여놓기가 어렵습니다.”
장사시설 유치가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던 중 한 전문가가 말해준 일화다. 이 이야기는 국내에서 화장장 유치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양평군 공설화장장 부지 공모를 신청했던 지평면 월산4리가 결국 신청 철회 결정을 내렸다. 63%의 주민 동의로 시작된 사업은 건립신청서의 정당성 등이 도마에 오르며 마을 내분으로 이어졌고, 결국 유치위원회는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을 보고 주민화합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철회를 결정했다”며 사업포기 의사를 밝혔다.
사실 이번 월산4리의 공설화장장 사업 추진은 군 이외에도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됐을 경우, 공동건립협약을 맺은 과천시 등 두 곳 이상 지자체의 장사시설 부족해소와 동시에 경기도 내 손꼽히는 건립 성공사례로 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군은 2020년경 이미 한 차례 용문면 일대에 화장장 공모사업을 추진하다 ‘소통부족’이라는 주민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사업 추진이 백지화된 바 있다. 민선8기는 같은 상황을 겪지 않기 위해 여론조사, 각 읍·면 간담회, 선진지 견학 등을 차근차근 진행하며 공을 들였다. 관계자들도 지난번과는 조금은 다른 무드에 희망을 품기도 했다.
그러나 사업은 2번의 실패를 겪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로 인해 행정의 동력이 사라졌다는 염려와 의문 또한 있지만, 여전히 10명 중 9명의 주민은 화장장을 원한다. 해답은 계속되는 소통과 시도며 이는 군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이다. 숨을 고른 후 절치부심해 다시 시도하자. 완공식날 얼싸 안고 울 때까지.
/장태복 지역사회부 (양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