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제출한 2025 市 예산안에 미반영

바이오 비해 지역방위산업 상대적 홀대

‘트럼프 2기’ K방산 호재… 전담부서 기대

인천 방산업계 숙원인 인천국방벤처센터 설립이 내년에도 힘들 전망이다. 국방벤처센터는 지역 기업이 방위산업 분야로 새롭게 진출하거나 사업 영역 확대를 도울 기초 지원 조직인데, 인천은 지역 방위산업 육성을 위한 첫발조차 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2기’ 출범이 우리나라 방위산업 전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인천시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지역 방위산업 지원·육성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1일 인천시에 따르면 최근 인천시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인천시 예산안에는 인천국방벤처센터 설립을 위한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 인천시가 반도체·바이오산업 등에 공을 들이는 것과 비교하면 지역 방위산업 분야는 상대적으로 홀대받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인천시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지만 우리나라 방위산업은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놓여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방산 분야로 국한하면 새로운 트럼프 시대는 기회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위대한 미국(Greate America)’을 내세우는 트럼프 당선인이 국방 분야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공약집에서 “미국 무기고는 텅 비었다”며 “미군에 기록적인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 나눈 첫 전화 통화 주제도 무기와 관련된 것이었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6월 공개한 ‘미국 대선 향방에 따른 방산 영향 및 대응 과제’ 보고서를 보면 “트럼프 집권 시 미국 국방 예산이 바이든 정부 집권 시기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국내 방산 수출이 확대될 기회가 있다”며 “특히 고등훈련기·함정 사업 등에서 진입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겠다고 공언했다. 러·우 전쟁이 끝나면 유럽은 본격적으로 ‘재래식 전력 첨단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또한 ‘K-방산’에는 호재라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미국이 ‘세계 경찰’ 역할을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도 나오고, 우리나라에는 방위비 분담 확대를 요구할 것이 확실시된다. 많은 나라가 자주국방 역량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첨단 무기 수요를 확대하는 요인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인천 방산업계 역시 트럼프 2기를 중요한 시기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인천시의 지원이 가장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한다. 최근 방위사업 진출을 희망하거나 방위산업 분야에서 납품을 하고 있는 일부 업체가 모여 인천항공우주방산협동조합을 결성하는 모임을 가졌고, 내년에는 40개 회사가 참여하는 정식 조합을 출범시키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업계는 인천시에 방위산업을 지원하는 마땅한 전담부서가 없는 만큼 국방벤처센터가 설립된다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엄두일(태영광학 대표) 인천항공우주방산협동조합 대표는 “방위산업 업계에는 더없이 중요한 시기다. 이럴 때일수록 지역 방산 업계에 기본적 도움을 주는 국방벤처센터는 꼭 필요하다”며 “국방 분야 납품이나 진출을 원하는 제조업체도 많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