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배준영 “일방추진 국조 인정못해”
우원식 국회의장 “국힘 반대가 국민 반대는 아냐”

채상병 국정조사 실시를 밝힌 우원식 국회의장이 22일 “엄격하지만 국민의 편에 서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부족한 제도를 만드는 일에 대해서 국회의장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국민의힘에서 ‘정쟁만 양상한다’면서 국정조사 불참을 선언한 데 대한 답변 차원에서다.
우 의장은 27일까지 양당이 국정조사 특위 위원 선임을 요구했다.
의장측은 오는 12월 10일 종료되는 정기국회 회기 안에 ‘국정조사 실시계획서 의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한 때 채상병 특검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고, 같은 당 안철수(성남분당갑) 의원이 찬성에 표결하는 등 국민의힘에서도 ‘이견’이 있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쟁만을 양상하는 국정조사는 사양하겠다. 그리고 마른 수건을 쥐어짠다고 더 나올 것은 없다”면서 참여를 거부했다.
이어 “국정조사는 그간에 합의정신에 의해 진행했던 것을 통례로 삼아 저희는 합의가 안된 국정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것을 말씀드린다”면서 자신들의 합의 없이 추진되는 국조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의사도 전했다.
또 국회에서 상임위 청문회·현안질의·국정감사 등을 진행한 바 있다며, “여야 합의 없이 28일에 국정조사를 의결해 미뤄 붙이겠다는 국회의장과 민주당의 그런 반민주적인 처사에 대해서 용인할 수 없다. 저희는 결연히 맞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우 의장은 “국정조사의 선결 조건인 국민의 요구와 동의는 이미 충분히 확인됐다. 여야 합의는 국민적 동의를 확인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반대가 국민의 반대라는 뜻은 아니라는 의미다.
우 의장은 국민의힘의 ‘정쟁양산’ ‘마른수건 쥐어짜’ 등의 한쪽 편들기, 정파적이라는 비판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 질문에 “제가 취임할 때부터 얘기했는데 국회의장은 무소속이다. 여도 야도 아니다. 국민의 편이다”라며 “국회의장은 22대 국회를 구성한 국민들의 요구가 어디에 있는가, 이것을 늘 살펴보고 또 그 국민들의 뜻에 따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여도 야도 아니라고 해서 그 중간에 서서 합의가 안되면 아무것도 못하는 그런 국회의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편에 서서 엄격하게, 그렇지만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부족한 제도를 만드는 일에 대해 국회의장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답변을 남겼다.
이같은 입장에서 의장 측은 채상병 순직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가 접수된지 5개월여 뒤인 이날에서야 국조를 결심했고, 그같은 입장에서 아직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는 검토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의장 측은 이태원 참사 관련 국정조사 때도 여당이 뒤에 합류했던 것처럼 채상병 순직사건 은폐 의혹에 관한 국정조사에도 여지가 남아 있다고 기대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