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화성 아리셀 참사로 구속 기소된 박순관 대표 측이 재판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부인했다.
25일 수원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고권홍)는 중대재해처벌법·파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박 대표 등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박 대표 측 변호인은 “아들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이 실질적 경영자이고, 박순관 피고인은 모회사 에스코넥 대표로서 아리셀에 대한 일정 부분을 보고 받은 것”이라며 “박 피고인은 아리셀을 대표하거나 총괄하지 않기 때문에 경영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박 대표가) 등기상 아리셀 대표인 것이고 실체적·객관적 사실에 따라 아들이 아리셀의 실질적 경영자라고 주장하는 것인가”라고 질의하자 박 대표 측은 “그렇다”고 답했다.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 측은 전지 보관·관리(발열감지 모니터링 미흡 등)와 화재 발생 대비 안전관리(안전교육·소방훈련 미실시 등) 상 주의의무 위반 혐의는 전체적으로 부인했다.
박 총괄본부장 측 변호인은 “일부 안전 조치가 부실했던 점은 인정한다”고 했지만 “이 사건 사고는 화재 이틀 전에 발생한 전지 화재 원인과 동일하다고 볼 수 없고, 소화기로 진압되지 않은 특성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업무 과실 부분과 사고 발생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총괄본부장 측은 2021년 11월부터 지난 6월까지 무허가 파견업체 소속 노동자 320명을 아리셀의 직접 생산공정에 허가 없이 파견한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박 대표는 지난 6월 24일 오전 10시30분께 화성시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노동자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 발생 대비 매뉴얼을 구비하지 않는 등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박 총괄본부장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사상, 파견법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방해, 건축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다른 임직원 등 6명과 아리셀을 포함한 4개 법인도 불구속 기소됐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