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성 입증’ 업무방해 쉽지 않아
소액 피해로 소송 비용 부담 포기
위법행위자 공표 등 정보 공유를

음식점, 미용실 등에 예약한 뒤 연락 없이 방문하지 않는 ‘노쇼(No-Show)’ 행위가 횡행하지만, 이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노쇼로 인한 피해 금액이 클 경우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보상받을 수 있는 길도 있지만, 소액 피해가 많고 소송 비용 부담으로 포기하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상 노쇼 행위는 손님이 업무에 방해를 줄 목적으로 했다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다만, 노쇼 행위의 고의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점에서 실제로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하긴 쉽지 않다. 고의성이 없는 경우 형사처벌이 어려워 민사 소송을 제기해야 하지만, 피해 금액보다 소송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자영업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달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노쇼로 6만원 정도의 손해를 본 한 닭백숙 가게 주인 게시글이 올라왔다. 골프장 근처에서 닭백숙집을 운영하는 A씨는 예약 당일 오전 4명의 예약 손님이 들어와 1시간가량 백숙을 준비했지만, 손님이 오지 않아 6만원 상당의 손해를 봤다. A씨는 인근 경찰서를 찾아갔지만,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앞서 지난 5월엔 남양주시장애인체육회가 파주시 문산읍 한 식당에 100인분의 음식을 예약했다가 당일 취소한 일이 있었는데, 당시 논란이 일자 체육회는 업주에 사과하고 금전적 보상을 통해 무마된 바 있다.
이처럼 노쇼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제재 규정이 없어 처벌은 요원한 실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18년 노쇼 피해 방지를 위해 ‘고객이 예약 시간 1시간 이내에 취소할 경우 예약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긴 규정을 신설했지만, 실제 보증금을 받는 식당이 많지 않고 강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노쇼로부터 업주를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천주현 변호사는 “위법 행위자를 공표하는 것처럼 노쇼 행위를 한 손님의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업주의 정당한 표현권으로 인정하는 등 노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