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도시 최대 1천만원 등 책정
실제 철거 비용에 절반 수준 불과
공용공간 활용 소유주 동의도 문제
면세 등 민간 시장 참여 유도 필요

도시 미관과 안전을 해치는 빈집(10월14일자 1면 보도)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경기도 내 시·군들의 정부 빈집 정비사업 참여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빈집 정비사업에 힘이 빠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도에 따르면 내년도 정부 주도 빈집 정비사업 가수요 조사에서 도내 4개 지자체(의정부·평택·안성·동두천)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올해 유일하게 빈집 정비사업에 참여했던 동두천시는 내년도 참여 여부를 두고 고민이 깊다. 행정안전부는 빈집 정비사업을 통해 도시 최대 1천만원·농어촌 최대 500만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지원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이유다.
동두천시 관계자는 “시내 빈집 당 평균 철거 비용만 약 2천만원에 달하는데 지원되는 건 절반 수준”이라며 “빈집 철거에 드는 나머지 비용을 감당할 예산이 부족해 다른 부서의 예산을 끌어 쓰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 지원금을 제외하고 빈집 철거에 드는 나머지 비용은 해당 시·군과 도가 7대 3의 비율로 부담해야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낮은 시·군은 자체 예산을 마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도내 빈집 대부분은 재정 상황이 여의치 않은 외곽에 위치해 있다.
국비를 지원받지 않는 시·군들은 자체 지원금을 통해 빈집을 철거하고 있는 입장이지만, 빈집 1개소당 시·군비 300만~400만원가량만 지원하는 게 전부다. 나머지는 소유주가 자비를 부담해야 하는 탓에 철거 포기 의사를 밝히는 경우가 많다.
행안부에서 내건 정비 지원조건 역시 사업 참여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도내 시·군이 정부로부터 국비를 지원받기 위해서는 빈집이 있던 부지를 3년간 공용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소유주 동의를 받아야 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민간 재산에 해당하는 빈집을 관리하는 건 개인의 영역이지만, 사회적 필요에 의해 국비를 투입하는 것”이라며 “소유주가 일부 책임을 지게 하기 위해 공공 활용 3년 조건을 걸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올해 국비 지원 사업에서 포천·동두천시가 최종 지원 지역으로 선정됐지만, 공공활용 조건을 확인한 빈집 소유주들의 반대로 포천시는 참여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내년도 가수요 조사에는 소유주 동의 여부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으로 미뤄봤을 때 실제 사업 참여율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 소장은 “공공에서 투입에 한계가 있는 세금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이 같은 이견이 생기는 것”이라며 “면세 등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의 시장 참여를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