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센터 방문 30%, 경기도 거주
예산 마련 못해… 설립 계획 무산

경기도의 한 공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미혼 여성 A씨는 최근 같은 공장에서 일하는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했지만, 상담조차 요청할 곳이 없어 곤욕을 치렀다. 해당 지자체에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있긴 하나 지원 대상이 국내에 가정을 꾸린 이들에게 집중돼 있었고, 외국인노동자센터 역시 노동권 문제를 주로 다루는 탓에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A씨는 결국 민간단체에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A씨처럼 위기에 처한 이주여성을 돕는 이주여성상담소가 전국에 9곳이 있지만, 정작 이주여성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도에는 상담소가 없어 위기 상황의 이주여성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을 포함해 대구·인천·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제주 등 전국 9개 광역지자체에서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주여성들에게 통역 서비스와 법률 상담 등도 제공한다. 도내 시군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있지만,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이 주요 지원 대상이다. 이 때문에 데이트폭력 등 미혼 이주여성이 겪는 문제의 경우 전문 상담을 받기 어렵다.
이처럼 도내 미혼 이주여성을 위한 상담 창구가 없다 보니 이들은 다른 지역으로 원정 상담을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서울 상담센터 방문자의 30%가 경기도에 거주하는 이주여성”이라며 “충청 지역까지 상담을 받으러 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도는 당초 지난해 9월까지 상담소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아직 예산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지난해 추경에 상담소 설치에 관한 예산을 편성했지만, 도의회 예산 심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도 관계자는 “올해 본예산안에 관련 계획을 다시 반영했다”며 “다음달 의회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