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한풀 꺾였지만 복구는 더디기만
“납품 약속 지키려” 출근한 사장님
기울어진 나무에 아이 등하굣길 걱정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 경기지역에 유례없이 내린 많은 눈이 한풀 꺾이며 복구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완벽한 복구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다 폭설로 인해 신호등이 기울어지는 등 29일에도 도민들의 불편은 계속됐다.

이날 정오께 의왕시 삼동 부곡 도깨비시장. 전날 쌓인 눈에 무너져 내린 아케이드 철골을 철거하는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한편에서 채소가게 직원 김안순(62)씨가 대파를 포장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인근 식당에 납품하기로 약속한 물량 때문이었다.
김씨는 “가정에서 시킨 배달은 모두 취소하고 식당에 납품하는 것만 급히 포장하고 있다”며 “우리가 납품을 못 하면 인근 가게가 장사를 못 하니 이것만 급히 처리하려고 나왔다”고 했다.

도내 도심 곳곳에서는 신호등이 말썽이었다. 수원시와 용인시 등 주거 밀집 지역에선 쌓인 눈 때문에 고개 숙인 신호등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수원 영통구의 한 사거리 신호등은 색깔조차 보이지 않아 사고를 막기 위해 한때 교통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벌어졌다.

차도뿐 아니라 보행로도 불편하긴 마찬가지였다. 용인 수지구의 한 주거단지에선 전날 폭설로 부러진 나무들이 보행로 곳곳에 즐비해 있었다. 시는 포크레인 등 장비를 동원해 떨어진 가지부터 치워봤지만 쓰러지기 일보 직전인 나무가 여전히 많아 시민들의 불안감을 유발했다. 정미숙(48)씨는 “아이들도 많이 다니는 등하굣길인데 언제 인도를 덮칠지 모르는 나무들이 있어 걱정된다”며 “빨리 자르거나 지지대를 세우든 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자체는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지만, 완전한 복구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의왕시는 철거·전기업체 4곳을 투입해 도깨비시장의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주까지 무너진 지붕 복구 작업을 마치고 오는 월요일부터 정상영업이 가능하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원시 역시 폭설 복구 관련 민원 접수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복구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신호등처럼 국가 표준 시설의 경우 폭설에 대비하는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일을 겪으며 어떤 부분이 취약한지 알았고, 다음 폭설이 예고되면 사전 대응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원·목은수기자 zone@kyeongin.com